호박
쿠사마 야오이, 붉은 호박, 사진제공=케이옥션
못생긴 꽃을 말할 때 대표적인 것이 호박꽃이다.Yayoi Kusama
못생긴 사람을 가리킬 때 대표로 지칭되는 것이 호박이다.
두리뭉실한 몸매를 가진 사람을 가리킬 때도 호박이다.
그러고 보면 호박처럼 홀대받는 것도 없을 것 같다.
불쌍한 호박.
사람들의 건강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데 이런 대우를 받고 있다니......
일본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여류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오이.
그녀는 다양한 설치 작업을 보여 주고 있지만, 호박을 주제로 한 작품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호박은 우아하고 화려하고 고상하다. 마치 보석처럼 보인다.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다듬고 가꾸고 꾸미면 전혀 다른 느낌의 물건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쿠사마 야오이는 작품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호박의 형체에 칼라를 입히고, 둥근 점을 크고 작게 채워 넣음으로써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으니 말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 215x180x180cm. 2017.
호박에 대하여라는 글을 보면 그녀가 호박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호박은 애교가 있고,
굉장히 야성적이며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끝없이 사로잡는다.
나
호박 너무 좋아.
호박은 나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고향으로서 무한대의 정신성을 지니고,
세계 속 인류들의 평화와 인간 찬미에 기여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호박은 나에게는 마음속의 시적인 평화를 가져다준다.
호박은 말을 걸어준다.
호박, 호박, 호박,
내 마음의 신성한 모습으로 세계의 전 인류가 살고 있는 생에 대한 환희의 근원은 것이다.
호박 때문에 나는 살아내는 것이다.
호박아!
기죽지 마라.
너를 이토록 찬양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있잖아.
나도 너를 응원해줄게.
야요이 쿠사마, Pumpkin screenprint 90.8 ×67.5cm (edition 20/50),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