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Pino Daeni, Maternal Instincts
피노 데니처럼 화사하고 부드럽고 로맨틱하게 여인의 모습을 표현한 화가는 흔치 않을 것 같다. 그의 작품을 보면 꼼꼼한 성격의 여류화가가 섬세하고 우아하게 표현을 한 것 같다.
피노 데니(Pino Daeni·1939~2010)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화목한 가정에서 부모형제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다. 그런 영향으로 작품은 언제나 어머니, 이모, 누이, 사촌형제 등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그가 그려낸 인물들은 한결같이 영화배우나 모델들이 분장한 것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옷을 입고 있다. 포즈 또한 전문적인 모델 훈련을 받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 있는 모습이다.
Pino Daeni, Teaching
피노 데니가 그려낸 숱한 여인들 작품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엄마와 딸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볼 때마다 너무나 정겹고 아름다워서 그림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엄마품에 안겨 새록새록 잠자고 있는 아가를 안락하고 포근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아가의 등과 머리를 한 손으로 가볍게 다독여 주는 엄마의 부드러운 손길,
아가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그림책을 읽어주며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엄마의 모습,
손을 꼭 잡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딸과 엄마의 뒷모습에서도 행복감이 묻어나고,
아침마다 딸의 머리를 빗겨주는 엄마의 자상한 모습에서도 사랑이 넘쳐흐른다.
Pino Daeni, Afternoon Stroll
엄마와 딸의 이러한 행복한 모습은 남아 선호 사상이 강했던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가 없었다.
무엇이든 좋은 것은 아들 몫, 맛있는 것도 아들 몫, 부모의 사랑도 아들이 우선이었다.
항상 딸은 아들에게 밀려 뒷전에 있어야 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딸을 선호하는 부모가 훨씬 많아졌으니 말이다.
딸을 둘 낳으면 금메달요.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으면 은메달,
아들 둘 낳으면 동메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다양한 색을 현란하게 사용하는 색채의 마술사 피노 데니,
그는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둔다.
순수예술 작품과 병행하여 3,000권 이상의 책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볼 때마다 마음은 순화되며 잔잔한 감동으로 일렁이게 한다.
그
Pino Daeni, Morning Rout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