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남자아이들이 즐기는 놀이 중에 구슬치기가 있었다.
손가락으로 튕겨 나간 구슬이 또르르 굴러가 상대방의 구슬을 맞히면
구슬을 건네받는 놀이였다.
유리구슬은 햇빛을 받으면 반짝였고,
구슬 속에 소용돌이처럼 감긴 색깔들은 신비로워
마치 보석을 보는 것 같았다.
난 구슬치기를 하지 않았다.
소중하고 값진 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
대신에 만지고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었다.
베니스의 무라노 섬,
길게 늘어선 가게마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형형색색의 유리공예 작품들로 가득가득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다양한 꽃들, 유려한 곡선의 화병과 접시들,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들은
햇살이 닿으면 오색찬란한 무지개를 흩뿌리며,
그 안에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은밀하게 들려주는 것 같았다.
나는 어린 시절 유리구슬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던 것처럼 유리공예품들에게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생산 공장에서 장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숙련된 기술을 직접 지켜보는 것은 감동적이었다.
뜨거운 불꽃 속에서 예술 작품으로 변해가는 마법 같은 과정을 보면서,
이 모든 아름다움이 장인의 땀과 노력,
그리고 오랜 시간의 경험이 빚어낸 결정체임을 알 수 있었다.
섬의 골목골목을 거닐며 환상적인 유리공예품들을 감상하고,
장인들의 숨결이 깃든 제작과정을 지켜보며,
아름다움에 취해 꿈처럼 아련하면서도 강렬한 감동이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