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차와 함께하는 이유
차를 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자는 차를 우림에 무슨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느냐고 되묻는다.
그 또한 틀린 말은 아니다.
숨을 쉬고 물을 마시는 행위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지 않듯,
차를 내는 일 또한 그럴 수 있다.
그럼에도 차를 사랑하는 이들은
그 행위에서 어떤 ‘뜻’을 찾기 위해 애써왔다.
솔직하게, 회의가 든 적도 있다.
그저 만들고 마시면 될 일을,
왜 이토록 절절하게 매달려 의미를 찾으려 하는 걸까.
아무런 설명 없이도 향은 짙고, 맛은 달기만 한데 말이다.
아직 이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답을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이 지금의 결론이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기엔 너무 허무하다.
이토록 몸과 마음의 힘을 기울여 마주해온 대상이
여타의 행위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결론을
선뜻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모든 비합리와 모순을 뒤로한 채 다시 뜻을 찾는다.
하늘에서 구름을 캐는 일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 답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렇게 해야만 스스로를 납득할 수 있기에
이 여정을 계속할 뿐이다.
대단한 일도, 대단한 행위도 아니다.
그저 원(願)에 못 이겨 움직이는 몸부림에 가깝다.
그동안 앞세워왔던 수많은 말들이
문득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한결 가볍다.
인정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덜어낸 만큼 선명해졌기 때문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거창하지 않아 좋고,
담백하고 진실해서 좋다.
걷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데
거기에 어떤 수식이 더 필요할까.
이렇게, 나는 오늘도
차와 함께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