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치듯, 혜성입니다

by 빛나는 사춘기

당신이 잠든 밤하늘 한편에서

나는 오래도록 맴돌다

조용히 지나온 빛입니다.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았고,

말도, 눈물도 허락되지 않았지만

그저 당신의 마음을

단 한 번이라도

밝혀주고 싶었습니다.


그 밤,

당신이 문득 창을 열었을 때

마음 한 줄기쯤은

내게 머물러주길 바랐습니다.


당신이 모른 척 지나쳐도

내가 닿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원래 그런 존재였으니까요

이름 없는 감정,

소리 없는 빛,

잊히는 기도 같은 것.


그저 스쳐간 이유 하나만으로도

조금은 따뜻해졌다면,

그걸로도 충분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가장 고요한 순간에 스민,

아무도 모르게 다녀간

한 줄기 혜성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만든 세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