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아래 바닥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1년을 죽은 듯 깨어 있던 때가 있었어요.
낮에는 햇빛이 싫었고, 밤에는 빛 하나 없는 어둠이 싫었던 변덕을 지금에서야 다시 생각해 보면 단순히 불면증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바닥을 쳐야 다시 올라온다”
그 말을 기억하며 바닥을 기다리던 때가 얼마나 길었는지…
얼마나 떨어지든 바닥만 내 발에 닿으면 떨어지느라 고생한 날 위해 숨 한 번만 돌리고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 바닥이 보이지 않았어요
하늘을 향하는 위쪽이나, 터널의 끝처럼 앞도 아니고 바닥을 찾기 위해 밑으로 계속 떨어지고 싶어 했던 게 그때도 참 웃기다고 생각해서 혼자 웃기도 했어요.
그러던 나날 중 쉽진 않았지만 결국 저는 저의 바닥을 찾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의 바닥은 제가 정하는 게 아니라 제 주위 사람들이 정해주고 있었더라고요
너무 깊이 떨어지면 다칠까, 제 주위 사람들이 만들어준 바닥을 저는 모르고 있었던 거죠.
바닥이라기보다는 안전망에 가깝지만 어쨌든 제 발에는 닿았었는데 말이에요.
내 발 밑으로부터 10m ‘여기까지만 떨어져’라는 의미로 친구들이 만들어 준 바닥을 스스로 깨버리고,
다시 20m를 넘게 내려가, ‘너는 뭐 든 지 할 수 있어 내가 항상 응원할게’라고 말해주며 만들어 준
여자친구의 바닥도 깨버렸어요.
더 밑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 후로 또 끝없이 떨어져 엄마가 만들어 준 엄청난 두께의 바닥을 마주쳤을 때는
이제 도착한 줄 알았어요. 그 바닥은 도저히 깰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바닥마저 있는 힘을 다해 깨버렸어요.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계속해서 떨어지던 중 나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어 준
가장 얇은 바닥을 마지막으로 마주쳤어요. 아빠의 바닥
제 풀에 지친 건지, 그 바닥에서는 도저히 힘을 낼 수가 없더라고요
이제 힘을 이 바닥에 쓰면 다시 올라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그때 저는 다시 올라왔어요.
우선 낮에는 햇빛을 가리던 커튼을 치고, 밤에는 어둠을 받아들였어요
밝은 낮의 어두움과 어두운 밤의 외로운 빛이 사라졌어요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평범해지기 위해 그 길었던 시간을 보낸 거죠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보냈을 평범한 여러분들이 참 벅차게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