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인 되기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품긴 했지만, 그 꿈이 실제로 이루어질 거라고는 나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영어도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쌓겠다는 마음으로 훌쩍 떠나온 길이었지만, 어쩌면 내게 지워졌던 무거운 삶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나 스스로의 삶의 길이 힘들게 느껴졌고, 그것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는 외면하고 싶은 회피의 마음이 작용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유럽의 작은 섬나라에 도착해 나름대로 나만의 길을 찾아보려 노력했지만, 결국 그 여정은 실패로 돌아갔다.
지금 돌아보면, 나의 진실된 마음과 올바른 길은 외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왔던 고국,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내 마음속에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나는 철저히 혼자였다.
때론 거리 한복판에서, 때론 낯선 호텔 방 안에서, 때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 한가운데서도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곤 했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너는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지난 1년은 잃어버린 길을 찾아 떠난 시간이었지만, 결국 내가 가야 할 올바른 길은 바깥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가 살아온 길들 속 어딘가에, 그리고 여전히 내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그 길 위에 있다는 것을...
고국으로 돌아가기 2주 전, 문득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