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다름에 대한 불편한 진실

세상의 주인 되기

by Jay Kang

이번 여행을 아벨미와 함께하면서, 가끔씩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기분이 들곤 했다.
함께 걷고, 함께 웃고, 함께 식사하면서도 뭔가 우리 둘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낯설게 비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벨미와 나는 꽤 오랜 시간 같은 집에서 지내며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나 거부감 없이 익숙해졌던 터라, 외적인 차이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잊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외국에서 함께 여행을 다니다 보니, 피부색이 검은 편인 아벨미와 아시안인 나의 조합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한 번은 포르투갈에서 일일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길, 근처 마트에 들렀다.
각자 먹고 싶은 간식을 골라 계산대로 갔고, 아벨미가 먼저 계산을 마친 뒤, 내가 산 물건을 자신의 쇼핑백에 옮겨 담으려 하자 계산원이 이를 제지하는 모습이 보였다.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웃으며 “We’re friends”라고 설명했고, 계산원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돌이켜 보면, 나와 아벨미는 서로가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몰랐던 차이를 외부의 시선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유럽 여행지에서 아시안 여행자들은 대부분 아시안끼리 움직이는데, 검은 피부를 가진 친구와 함께 다니는 내 모습은 사람들에게 낯설고도 이질적인 조합으로 보였던 것 같다.

포르투에서 리스본으로 이동하던 날, 작은 휴게 공간의 테이블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있던 한국인 가족 세 명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내가 서구권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장면일 수도 있었겠지만, 아시안인 내가 흑인 피부의 친구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함께 여행을 한다는 모습은 한국인들에게도 조금은 낯선 장면이었을 것이다.


몰타에서 지내며 유럽 친구들에게서 들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떠올랐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은연중에 유럽과 북미 출신을 최상위에 두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을 하위 계층으로 보는 인식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실감하지 못했지만, 유럽 현지인들과 마주하며 느꼈던 막연한 거리감과 때때로 마주했던 무시하는 듯한 시선들이 아마 그런 구조 속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새삼 떠올려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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