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각뿔은 흔들리지 않는다
사각뿔의 구조는 중심축을 향해 수직적으로 수렴한다. 그것은 강한 방향성을 가진 위계 구조이며, 흐름이 정점으로 집중되는 ‘직선적 질서’다. 그 안에서 자리올림은 에너지의 누적이자 압축이며, 넘침은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흐름이 그렇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여기서 삼각뿔, 곧 정사면체 구조를 다시 주목한다. 이 형태는 피라미드보다 더 단순하고, 더 대칭적이며, 어쩌면 더 완전하다. 모든 면은 정삼각형이고, 꼭짓점과 모서리는 동일한 각도로 연결된다. 어느 하나가 중심이 아니라, 모든 방향이 중심이 되는 구조다.
> 마치 세 발로 선 의자처럼, 삼각뿔은 어디로도 기울지 않는다.
흐름은 균형 속에 있고, 질서는 대칭 속에 깃든다.
2. 에너지 흐름: 사각뿔은 넘치고, 삼각뿔은 순환한다
사각뿔 구조에서는 에너지가 중심축을 따라 한 점으로 몰린다. 이 에너지는 차곡차곡 쌓이다가 정점에서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때, 차원을 넘어 넘쳐 흘러야만 했다. 그것은 마치 가득 찬 컵에서 마지막 한 방울이 떨어지며 옆으로 흘러나가는 순간과 같다.
반면 삼각뿔은 다르다. 그 구조 안에서 에너지는 세 방향의 면을 타고 정점으로 모이고, 그 정점에서 다시 세 방향으로 흘러나간다. 한 지점에 모이되 고이거나 폭발하지 않고, 파동처럼 균형 있게 순환된다.
> 정점은 에너지의 정류점이 아니라, 정류장이다.
에너지는 잠시 머물고, 곧바로 다시 출발한다.
3. 정사면체의 구조는 파동 그 자체다
삼각뿔은 중심축에 의존하지 않는다. 세 개의 면이 정점으로 동시에 수렴하고, 그 정점은 다시 세 방향으로 에너지를 균등하게 분산시킨다. 이것은 마치 공명하는 악기처럼, 하나의 진동이 균일하게 공간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구조다.
우리가 사각뿔 구조에서는 정보가 넘침을 일으키며 차원을 밀어냈다면,
삼각뿔 안의 자리올림은 파열이 아닌 공명으로 처리된다.
> 자리올림은 여기서 '전이'가 아니라 '정렬'이다.
중심은 밀도가 아니라, 균형의 집중점이다.
4. 정사면체와 인간의 감각 구조
놀랍게도, 이 구조는 인간의 감각 방식과 닮아 있다.
우리는 세 방향으로 세계를 인식한다 — 좌우, 상하, 앞뒤.
그리고 우리는 한 점(나)에서 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삼각뿔의 정점처럼 우리는 중심에 서 있으며,
세 개의 감각 파면을 동시에 인식하고 연결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정사면체 구조는 단지 기하학이 아니라,
존재의 입체적인 인식 좌표계,
혹은 시간·공간·의식의 최소 단위 모델일 수 있다.
> 우리는 삼각뿔처럼 세계를 중심에서 받아들이고,
삼차원이라는 구조 속에서 에너지와 인식을 분산시키며 살아간다.
5. 삼각뿔형 자리올림 구조는 왜 안정적인가
정사면체 안에서 자리올림이 일어날 때,
그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세 방향으로 동시에 공명하며,
모든 면이 그 진동을 나눠 갖는다.
그 모습은 마치 연못 위에 떨어진 물방울이
세 방향으로 동시에 잔잔한 파장을 퍼뜨리는 것과 같다.
> 삼각뿔 구조에서는
자리올림조차 조화롭게 진동하는 파동이 된다.
6. 다음으로 나아갈 질문
이 대칭성은 존재의 어떤 성질을 반영하는가?
우리는 피라미드와 삼각뿔을 통해,
위계와 조화, 넘침과 공명, 정보와 에너지의 무엇을 보고 있었던가?
그리고 이 구조들 속에서,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는가, 아니면 공명하고 있는가?
> 구조가 곧 파동이고, 파동이 곧 존재라면,
삼각뿔은 그 존재의 가장 조화로운 원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