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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soft May 27. 2024

호주 부동산 Off the plan에 대한 이해와 오해

Feelsoft의 호주에 내 둥지 만들기

호주 부동산 평가사 (CPV: Certified Property Valuer) Feelsoft입니다.


오늘은 시간이 많지는 않아 얼마나 깊숙이 설명드릴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부족하게 알거나 잘못 알고 있는 Off the plan (특히 아파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짧은 시간에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니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야기부터 하도록 하겠습니다.



Off-the-Plan이 뭐야?

Off-the-plan의 현실적인 정의는 '등기 전 판매'입니다. 부동산 개발업자가 토지개발이나 건축에 대한 건축허가를 얻은 후 이를 기반으로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등기 전 사전판매하는 부동산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off-the-plan이라고 하면 무조건 미분양아파트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아닙니다. 토지, 하우스 (Land and House Package), 유닛, 타운하우스 모두 off-the-plan이 될 수 있습니다.



Off-the-Plan는 싸야 할 이유가 없다.

Off-the-Plan이라는 상품 형태가 등기 전 물건이라는 면에서 '주택분양', '청약'과 같은 한국의 주택 분배시스템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단어는 호주에서는 잊으세요. 호주에서는 민간사업자인 주택공급업자와 소비자 사이에 국가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얼마에 사고팔든 분양가 상한제 그런 거 없고 오로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시장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에이전트들이 중개를 하지요.) 


호주에서는 '청약제도'가 없습니다. 주택을 누구에게 먼저 주어야 하는지에 국가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는 사람이 집이 열 채가 있든 30년간 무주택자든 자식이 열이든 일인가구든 순서가 없습니다. 이 점에 대해 호주의 국가 시스템, 사회 시스템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간관계상 넘어가겠습니다.


국민주택기금, 분양가 상한제 그런 개념 없습니다. 주택을 짓는데 파이낸싱은 오로지 디벨로퍼의 사업적 책임일 뿐입니다. 국가가 개입해서 기금을 조성하고 미분양 떠안고 그런 거 없습니다. 애시당초 LH같이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토지의 이용 및 개발을 위해 개발, 공급계획을 마련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공기업 기능을 하는 토지개발회사들 (stockland, Landlease 등)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Off-the-plan이 시세보다 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한국의 신축분양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제도로 인해 대부분 시세보다 저렴하여 대부분 준공 후 프리미엄이 생기고, 그래서 이 프리미엄이 재산증식의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되었지만 호주의 Off-The-Plan은 디벨로퍼의 개발원가, 마진, 게다가 GST까지 얹어 사업체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품일 뿐이므로 오히려 대부분 시세보다 비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Off-the-Plan을 사나?

이제부터 제가 마주하는 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Off-the-Plan Sale의 가장 큰 특징은 판매를 위한 구조가 일반 부동산에 비해 대규모이고 훨씬 더 다각화되고 더 조직적이라는 겁니다.


호주에서 자기 집하나 팔려고 에이전트에 집을 내놓으려면 Exclusive agreement라는 서류에 사인을 해야 합니다. 즉, 자기 이외의 다른 에이전트에게 물건을 내놓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당연히 법적인 구속력을 갖게 됩니다. 그럼 집주인은 그 서류에 사인을 한 이후에는 죽으나 사나 그 에이전트가 잘 팔아주기만을 오매불망 바라고 있어야 합니다. 어찌 보면 agent가 주도권을 갖는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매수인을 찾는 것도 지역적으로 국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 방법도 소극적입니다. (이 부분도 나중에 글 한번 쓰겠습니다.)


그러나 off-the-plan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개발 프로젝트로 판매되는 유닛의 수가 많으므로 당연히 디벨로퍼의 결정권이 강해지고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여 복잡한 판매망 구조로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됩니다.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하며 다른 지역, 주는 물론 해외에 까지 판매를 합니다. 다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때로는 렌트수익을 확약하기도 하고 리베이트를 줄 때도 있으며 기타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중 가장 강력한 마케팅 무기는 비거주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외 투자를 모니터링 및 통제하는 FIRB의 기준에 의하면 비거주자가 구매할 수 있는 부동산은 주로 신축이며 이는 곧 매수 부동산의 선택지가 대부분 Off-the-Plan 상품들로 제한되기 때문에 Off-the-Plan 부동산 판매가 많아지게 됩니다. 


주에 따라 생애최초주택구입자(First Home Buyer) 가 신축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구축에 비해 조금 더 많은 혜택을 주기도 합니다. 이 또한 Off-the-Plan의 마케팅 무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투자나 negative gearing을 통한 세재혜택을 극대화 하기 위해 off-the-plan 매입을 합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신축 주택들이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하며 젊은 구매층에게 강하게 어필을 하게 되죠. 새 아파트 주변에 새로운 샵,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상품, 새로운 트랜드들이 줄줄이 따라오는거죠.



Off-the-Plan 유닛의 가격은 어떻게 변하나?

(아... 15분 안에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아.. 없는 시간에 이 정도면 잘 그렸어. 만족해



시간이 없다는 드라마틱한 이유로 이제 글이 짧아집니다.


특별히 아파트를 두고 이야기를 하면 off-the-plan 아파트의 경우 그 가격은 디벨로퍼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판매가능한 최고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치에 따라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이라는 뻔한 소리를 하고) 통상 구축 아파트에 비해 10%에서 20% 정도는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이 아파트 가격은 한국처럼 프리미엄이 붙어서 바로 올라갈 것이냐? 아닙니다.


이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선 이 신축아파트가 구축 아파트보다 새것이므로 비싸다는 그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소진이 되며 구축시장과 같이 연동될 때까지 변하지 않거나 소폭 내에서 상승/하강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투자용으로 구매할 확률이 높은 부동산이므로 이자율 변동 같은 시장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많습니다.


그러면 언제부터 올라갈 것이냐는 질문을 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건 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등기가 되며 바로 상승하는 경우는 보기 힘듭니다.



Off-the-Plan 아파트는 그럼 새 아파트라는 거 외에 아무런 장점이 없나?


아... 죄송합니다. 다음 글에 해야겠습니다.


시간이 되면 Settle문제, 세금 문제, 등기 후 관리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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