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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soft May 17. 2024

부동산 투자지로서의 호주의 캐릭터는 과연 무엇인가?

Feelsoft의 호주에 내 둥지 만들기

해외 투자의 딜레마


내가 한국에 있던 시절, 간혹 집에서 DVD라도 한편 보며 오랜만에 주말을 즐기다 보면 가끔 뜻하지 않던 전화가 걸려와 성가시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속칭 '기획 부동산'이라는 곳에 투자를 하라는 것인데 아마도 이 글을 읽는 회원들이라면 한두 번쯤 경험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다짜고짜 지방 어디에 좋은 땅이 있으니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무슨 애들 투정 부리는 것도 아니고 밑도 끝도 없이 투자를 하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나에게 투자를 할만한 여력도 없을뿐더러 행여 내가 잘 아는 선배, 아니 스승이 투자를 하라고 권해도 망설일 판에 생전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가까운 곳도 아닌 그저 신문이나 뉴스에서 몇 번 접한 것이 전부인 지방 어디에 투자를 하라고 하면 '이 사람이 정말 제정신에서 전화를 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그래도 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렇게 막무가내식이라도 전화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만일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같은 해외에 좋은 부동산이 있는데 투자를 하라고 하면 그 과연 그중에 몇 명이나 투자를 할까? 해외 교민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주변의 충고도 있고 한데 생전 한번 가볼까 말까 하는 곳에 낯선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라고 하는데 과연 몇 명이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반대로 다행히 내 집을 한 채 가지고도 여유돈이 남아서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러한 사람들에게 과연 해외 부동산이라는 것이 어떻게 느껴질 것인가?


가끔 TV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개방된다는 얘기는 들려 오지만 어디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주변에 부동산 업체나 설명회를 통해 투자하라고 광고하는 것들은 신뢰가 안 가고, 한국의 부동산 정책이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해외에 투자할 이유도 없고 좋은 점도 모르겠고, 누가 특별히 해외에 투자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없고,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막연히 해외투자 신중해라, 조심해라, 전문가와 함께 해라는 앵무새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해서 하고 있고...


그렇다.


지금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벤치마킹을 할만한 기준이 없다. 그중에서도 과연 어떤 나라가 어떤 특징이 있길래 투자를 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미국 부동산을 파는 사람은 미국에 투자하라고 하고 중국 부동산을 파는 사람은 중국에 하라고 한다. 모두가 다들 자신들이 파는 부동산이 있는 나라에 투자하면 좋을 것이라며 오로지 내 주머니에서 돈이 흘러나오기만 기다리지 객관적으로 어떤 나라가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제대로 설명을 해 주는 사람도 없다. 


이것은 딜레마다.

파는 사람이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모르고 사는 사람은 왜 사는지 모른다. 그냥 시장에는 상품만 있을 뿐이다.



호주의 캐릭터


나는 여기서 내가 살고 있는 호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론 세상에는 많은 나라가 있고 저마다의 특징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호주 역시 많은 장점과 단점이 같이 상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호주가 세상 어느 나라보다 좋은 투자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과장하며 한국의 모든 투자자들이 호주만을 바라게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 그러기에 나는 호주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는 많은 투자대상 국가들 중에 호주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고 이곳 호주의 캐릭터가 당신의 투자 동기와 부합된다고 생각된다면 투자여부는 여러분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투자의 소득은 절대로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일 것이다.



투자의 이유


여러분들은 우선 호주로의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이나 안정성만을 목표로 할 때 최고 최선의 대안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수익률로만 따진다면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 역시 아직까지 어느 나라 못지않고 대출 이자나 투자환경 역시 경쟁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한 해 한국의 부동산 폭등을 잊지 않은 사람이라면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정성 면에서도 주택가격의 하락은 이미 대한민국이 IMF와 같은 심각한 사태를 학습한 바 있어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적어도 신흥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는 몇몇 국가보다는 극히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곳 호주로 이민온 많은 교민들이 정작 한국 내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려 하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호주에의 부동산 투자는 누가 왜 하여야 하는가? 

바로 전에 이야기하였지만 굳이 다시 이야기하자면 바로 한국 내에서의 수익과 안정이 그다지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그것보다 더 큰 다른 이유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만일 당신이 그러한 사람이 누군지 머릿속에 떠올리는 시간이 5초 이상 걸린다면 당신은 아쉽지만 당분간 호주에 부동산 투자를 할 사람이 아니다. 대신 다른 사람이 해외 투자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만 볼 확률이 대단히 높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에 수익률과 안정성을 제쳐 놓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야기를 해보자. 



1. 보다 좋은 인생


그렇다. 내가 하고픈 첫 번째 이야기는 보다 좋은 인생이다. 그것이 당신의 인생이든 당신 가족이나 혹은 그 후손의 인생이든 그들의 보다 좋은 인생을 위해 호주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호주에 부동산을 살 때는 반드시 사전에 답사를 하여야 하고 또 거주자의 눈으로 면밀히 확인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곳의 공기는 정말 숨 쉬고 살기에 적합한지, 평생 소원했던 여유 있고 행복한 삶을 그곳에서 누릴 수 있는지, 배우고 익힐 좋은 학교와 생활에 편리한 시설은 있는지, 이웃은 착하고 친절한지, 미래에 여생을 즐겨도 될 만큼 의료, 레저, 안전 및 사회보장 시스템들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안정성 보다도 더 중요한 첫 번째 이유다. 그것이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를 위한 것이든 혹은 당신의 자녀를 위한 것이든 상관없다. 또한 투자를 하고 오든 오고 나서 투자를 하든 모두 당신의 선택이지만 해외 이곳 호주에의 부동산 투자를 생각할 때는 기본적으로 이곳에서의 삶을 설계해 보아야 한다.


혹시 내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의 기반과 직업과 재산을 다 정리하고 이곳 호주로 이민 오는지를 생각해 보라. 그것이 경제적인 수익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꿈꾸는 보다 좋은 인생을 위해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혹은 누군가 호주의 수익률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이곳 호주에 투자한다면 당신은 당신 가족에게 선물할 수 있는 일생의 중요한 가치 하나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한국의 기획부동산을 권유하고 싶다.



2. 투자에 대한 다른 가치관


이곳 호주는 일반인에게 투기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불어 부동산에 투자하여 얻는 자본이득을 불로소득이라는 말로 폄하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누구나 능력이 되면 투자를 하고 또 그 운영소득이나 자본 이득으로 인생을 즐기는 것이 이곳의 인생관이고 가치관이다. 따라서 모든 부동산 투자는 과세 목적상의 구별이 있을 뿐이지 사회적인 인식이나 편견으로부터 절대적으로 자유롭다.


호주에서는 누군가의 투자가 잘됐다고 내가 무언가를 얻을 것도 없고 또 잘못되었다고 해서 내가 잃을 것도 없는 것이 이곳의 기본적인 가치관이기에 타인의 자산 운용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자기 재량에서 능력껏 투자를 하고 그 결과를 즐기는 것이고 자신이 가진 재산과 능력으로 자신이 투자의 위험을 택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얻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또한 이곳 호주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인생을 경제적인 구속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인생을 성공하는 잣대로 삼는다. 이를 위해 열심히도 일하지만 젊은 나이에 부동산에 투자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을 세상은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내 동료 역시 젊은 여자로서 자식을 기르며 살고 있지만 이미 집을 4채를 보유하며 자산이 증식될 때마다 해외여행을 할 정도로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며 여유 있는 삶을 즐긴다.


이미 주지하는 사실이겠지만 한국에서는 얼마 전에 '집을 사지 마라'며 부동산 정책을 펼치던 한 고위 관직자가 정작 자신이 강남에 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거져 결국 자리를 비우게 된 일을 모두 다 기억할 것이다. 관직자가 부정을 저지를 것도 아니고 단지 어디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역 국민적 감정을 자극한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자유민주주의 사회라는 곳에서 국민에게 집을 사라 마라 하는 정부의 처사 역시 이곳 호주에서는 납득하기 쉬운 일은 아니다.



3.   


절세는 위의 두 가지 사유와는 달리 돈과 관련된 현실적이고도 직접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혹시라도 이를 탈세나 심지어 도덕적인 범주까지 확대해석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위의 '다른 가치관'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알기 쉽게 이야기해 보자.


당신의 자녀를 호주에 유학 보냈다고 하자. 장기간 유학을 하고 있으니 주민등록상에는 비거주자로 등재되어 있을 것이다. 당신은 법에 따라 시드니에 집을 한 채 살 수 있고 그 집을 당신의 결심에 따라 그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자녀의 빠른 독립을 위해 자녀에게 상속이 아닌 증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 호주에서는 상속이나 증여나 똑같이 세금을 물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일정 시점이 되면 부동산을 증여하는 것이 사회적인 관습화되어 있다.


그렇게 당신도 호주의 부동산을 자녀에게 증여를 할 수 있다. 증여세는 수증자의 거주원칙에 따르기 때문에 한국에서 비거주자로 등재된 당신의 자녀는 때문에 한국에서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 호주법에 따라 당신이나 당신의 자녀가 그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호주 입장에서 비거주자인 당신이 취득할 수 있는 부동산이라면 이곳에 거주하는 당신의 자녀가 소유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자녀가 영주권이라도 있어서 당당히 소유권이 인정된다면 더욱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유일한 문제는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세뇌된 가치관이다.



변화의 시기


우리는 과거에 해외여행 만으로도 삿대질을 받던 때가 있었다. 더욱이 해외로 돈을 보내는 것 은 늘 도덕적인 선을 넘어선다고 세뇌되어 왔다. 따라서 해외로 송금을 하고 세금을 줄이려는 '행위'에는 항상 외화밀반출, 국부유출, 환치기, 탈세, 분식회계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머릿속에 연상되도록 훈련받았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바뀌고 법 또한 바뀌었다. 얼마든지 자기가 원하는 곳에 여행을 가고, 유학을 가고, 이민을 가고, 투자를 하고 그 수익을 취하고 가능한 절세의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때가 온 것이다. 지금 변화의 속도는 우리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의 변화보다도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았던 과거에 우리는 12시를 넘긴 시간에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금지하던 때가 있었다. 머리는 짧게 깎아야 했고 짧은 치마는 입을 수 없었다. 테니스는 부자들의 스포츠였고 골프는 기업가나 하는 것이었다. 그런 모든 것들이 현재는 그저 웃음거리로 남아있듯이 지금 한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가치관 역시 또 다른 시각에서는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전 세계 국가의 민족이 모여 사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이제 겨우 해외 금융자유화의 걸음마를 하는 국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모든 해외 부동산이 같지 않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청라지구'와 '송도'가 다르고 '검단'과 '파주'가 다르듯이 호주와 중국이 다르고 베트남과 미국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해외(海外)라는 물리적인 장벽이 마음의 벽까지 쌓지 않도록 변화하는 시대에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호주는 그리 멀리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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