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통장의 숫자가 의미 없어지는 순간

받고 싶었던 연봉을 받고도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

by so fun life

회사 생활 6년 차에 엄청 많은 것은 아니지만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목표로 하던 월급을 받게 되었다. 그 월급이 내 통장에 찍히고 처음 보는 순간 행복하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공부했던 순간들,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모두 떠올랐다. 그때는 간절하고, 절실했고, 최고가 되고 싶었다. 그런 나의 순수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지금의 나는 순수할까? 사실은 아니다. 처음 내가 일을 시작할 때, 나도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었던 만큼 잘하고 싶었고, 행복했다. 물론 지금도 내 일에 만족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너는 최고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다.


거의 8년 동안 노력해서 받은 월급이 카드값, 월세, 교통비 등으로 슥 하고 빠져나가는 순간 허무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던 순간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은 코인으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등의 생각이 계속 들었다.


서울에서의 삶은 끝없이 사람들을 비교하고, 저울질하고, 기계로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에 놀러 갔을 때, 서울 사람이라고 하면 일부 사람들은 서울 좋은 곳에 산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서울은 '허상'의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기업에 다니고, 돈도 많이 받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공부하고, 투자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그것들이 내가 보기엔 허울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들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 사람들은 더 나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할 것이다. 나는 또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시간을 쓸 것이다.


그러면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닿았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계속 산다면 나는 이런 타인의 인정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았다. 이렇게 사는 것만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선택지도 나에게 있는 것일까? 아직 그 답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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