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 달라진다. 자신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경험이 만들어 낸 결과일 터다.
며칠 전 올해 두 번째 눈이 내린 날 저녁, 운동하는 센터에서 눈에 대한 대화들이 오고 갔다.
"옛날엔 눈 오면 무조건 좋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아요. 특히 출근할 때는 짜증이 먼저 나요. 출근시간에 늦을 수 있잖아요. 저녁은 괜찮아요. 1시간이 걸리든 2시간이 걸리든."
고개를 끄덕여 공감한 뒤 한, 나의 말은 이랬다.
"난 아직도 눈이 오면 무조건 좋아요.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눈 고생을 덜한 탓이리라.
어제도 함박눈이 내리더니 오늘도 눈이 내린다. 언제나처럼 9시에 문을 여는 도서관 앞에 자동차 줄을 서, 차 밖으로 내리는 분분한 눈을 바라보는데, 눈을 쓸어내는 도서관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눈은, 저 사람들에게는, 귀찮은 존재일까?'
'눈은, 저 사람들에게는, 좀 힘들지만 그래도 좋은 존재일까?'
어느 쪽의 감정이 큰가에 따라 감정은 결정될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감정이란 매사 이런 모습. 이 감정에 무슨 호불호가 존재할까, 무슨 가치가 존재할까.
사진; 23.12.20.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