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생존기 1-7.
아마 나와 같은 80년대 생이라면 "꾸러기 수비대"라는 만화주제가로
이 순서를 외우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머릿속에서 노래가 자동재생된다.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자축인묘~"
어릴적 만화주제가가 아직도 생생하다니
노래의 힘이란 참 무섭다.
생쥐는 힘들이지 않고, 비겁하게 시합하였으며
우직하게 달린 황소의 "1등을 가로챈" 비겁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나는 오히려 생쥐가 정말 존경스럽다.
여러분이 달리기에 참가한 생쥐라고 상상해보자.
단판승부 달리기 경주를 통해서
평생의 순위가 결정되는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경쟁자들은 어떠한가?
소, 호랑이, 말, 심지어 용까지 능력자들이 즐비하다.
참가자 중 생쥐의 능력은 "최하"라고 하기도 아까울 정도로 낮다.
게다가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다.
뱀과 같은 쥐의 천적도 존재하는데
열심히 경쟁해보겠다고 까불다가는 생명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애초에 공정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쟁이다.
흙수저로 태어난 생쥐는 얌전히 꼴등을 하라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
그런데 생쥐는 머리를 써서 1등이라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우직하게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때도 있다.
주로 시행횟수와 성공이 비례하는 분야가 그렇다.
그러나 자신의 한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계산과 같이 컴퓨터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열심히 암산으로 할 이유가 없다.
생쥐는 "아, 내 능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라고 빠르게 판단했다.
11개 동물 중 1등을 찾아내는 것도 큰 능력이다.
투자자로서 가장 가지고 싶은 능력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어떠한 산업과 회사가 1등으로 성장할 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그는 엄청난 부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생쥐는 쟁쟁한 선수들 중에서도
빠르면서도 자신이 안전할 수 있는 동물을 선택했다.
1등을 확신하며 골랐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상위권은 보장되는 동물 군으로 좁혔을 것이고,
자신이 발각되었을 경우 잡아먹히거나 (호랑이, 뱀)
떨어질 가능성이 큰 (용) 동물은 피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최적의 동아줄은 "황소"라는 결정이 내리자.
과감히 뛰어 올랐다.
아마 쥐가 이 정도에서 안주했다면,
황소가 1등, 생쥐가 2등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생쥐에게는 결승선 다이빙이라는 마지막 한방이 있었다.
황소가 자신이 1등인줄 알고 방심한 그 순간,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각도로 폴짝 뛰어올라 1등을 거머쥐었다.
모든 한계를 극복하고,
만약, 생쥐가 룰을 어긴 비겁한 게임을 했다면,
주최자에 의해 실격패를 당했을 것이다.
그는 정당한 1등이다.
투자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오히려 스스로 생쥐라고 생각하며,
철저한 전략을 구축하고 과감히 행동에 옮긴다면
반드시 큰 성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