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생존기 1-14
레버리지 투자는 성공했을 때는 몇 배의 짜릿한 수익을 안겨주지만,
실패했을 때는 투자자를 완전히 나락으로 보내버린다.
더 이상 재기불능이라는 말, 그 이상이다.
그럼에도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한방"을 꿈꾸며 레버리지 투자에 또 다시 발을 들이고 있다.
이번 글은 레버리지 투자가 왜 위험한지 이야기 해보려 한다.
신용거래는 현재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추가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다.
반면, 미수거래는 외상의 개념이다.
100만원 주식을 사면서 일단 50만원은 지금 내고, 2일안에 나머지 50만원을 갚겠다는 약속이다.
필자는 이 2가지 투자를 모두 권장하지 않는다.
신용, 미수 거래로 부를 이룬 분명 투자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분야에서든 특출난 극소수는 있는 법이다. 절대 이를 일반화 해서는 안된다.
또한 지속적인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한, 그들도 아직 끝을 장담할 수 없다.
전설적인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도 결국 실패로 삶을 마감하지 않았던가?
원래도 예측이 어려운 주식 투자에 추가적인 제약 조건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당신, 지금하는 베팅의 의미를 알고 있는가?
"무엇을 담보로 레버리지가 진행되는 지" 알고 베팅하길 바란다.
본인의 투자 기간 동안, "이 가격 아래로는 절대로 안 내려간다."라는 것을 장담한다는 의미이다.
그저 개인적인 바람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가격의 방향성만 맞춰도 되는 기존 투자에, 추가로 "하방 변동성의 범위"까지 맞춰야 하는 투자이다.
신용 거래를 지속하다가, 일정 가격 이하로 주가가 내려가면
채권자로부터 "추가적인 담보물" 요구, 즉 마진콜을 받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추가적인 담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추가 담보 여력이 있는 투자자라면 애초에 물타기에 썼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낮은 가격에 "강제 청산"을 당하게 되고,
투자자는 모든 투자금을 잃는다.
그리고 그를 비웃듯이 주가는 다시 반등을 시작한다.
방향성만 잘 맞추는 것도 상당한 고수의 영역인데,
변동성의 크기도 같이 맞춰야하는 고난도의 싸움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미수거래는 보통 단타/스윙 거래자들이 사용한다.
거래기간이 짧기 때문에 한번의 매매는 신용 거래보다 변동성의 폭이 작지만
회전률이 높아질 경우, 장기적으로 오히려 더 높은 변동성을 보이게 된다.
미수거래로 진입할때는
"아무리 길어도 2 거래일 이내에 수익 구간"임을 장담한다는 의미이다.
약속한 2 거래일이 지나면, 추가 증거금을 넣거나 수익여부와 상관없이 포지션이 종료된다.
즉, 가격의 방향성만 맞춰도 되는 기존 투자에, "상승 시기"까지 추가로 맞춰야 하는 투자이다.
신용거래와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제약사항이 걸린 고난도 투자이다.
물론, 이러한 위험한 매매가 매번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한두번의 달콤한 승리는 계좌 수익률을 급증과 함께 투자자의 도파민을 마구 분비시킨다.
경험 많은 사람 투자자라도 단 1번의 큰 실수나,
예상치 못한 외부충격에 의해 그 동안 쌓았던 모든 수익이 신기루 처럼 사라진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레버리지를 사용한 가상의 투자를 보여준다.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박스권을 횡보하며 50% 수익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2배, 3배 레버리지를 사용했을 경우 빠르게 파산으로 직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그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락 기간에 심리적으로 많이 괴로웠겠지만, 강제청산은 절대 당하지 않았다.
좋은 기업을 오래 보유한다면 결국 최고가를 갱신하는 즐거움도 맛 봤을 것이다.
레버리지 투자의 근원에는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조급한 마음이 투자자를 파멸로 이끈다.
모든 폭락장은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으로 끝이난다.
이 시기에는 그 동안 탐욕에 물들었던 투자자가 대부분 퇴출된다.
시장을 크게 한 번 정화시키는 과정이다.
잠시의 안정기를 거친 뒤, 시장은 다시금 긴 상승을 시작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희생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또 다시 빨간불을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