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 여행기 3
뉴욕주 박물관은 입장료가 없다. 하지만 볼 거는 무지하게 많다. 그 말인즉슨, 이곳에서는 많이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시티 여행에서 달련된 나의 두 다리도 매우 힘든 코스였다. 샌들이 아닌 운동화를 신고 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박물관에는 다양한 주제로 한 전시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나의 이목을 가장 끄는 것은 아름다운 원석 전시였다. 뉴욕주 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석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원석을 보면서 룸메 쌤 왈, "알바니가 주얼리로 유명한데 유명한 이유가 있었구나."
난 알바니가 주얼리로 유명한지도 몰랐다. 그저 아름다운 돌에 넋이 나가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돌들이 예뻐야만 하는 이유가 뭐지?'
저런 돌보다 추하고 못생긴 인간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추하고 못생긴 인간이라 할지라도 저런 돌보다는 가치가 훨씬 더 많다. 물론 다이아몬드보다 더 헐값에 사람의 목숨을 죽이는 사람, 인신매매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간의 값어치는 너무 비싸서 값을 매길 수 없다.
깊은 땅속에서 원석들이 저런 아름다운 자태를 하면서 까지 파묻혀 있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인간들이 발견하고 파내서 가공하고 몸이나 물건을 치장하기 위한 목적 하나 만은 아닐 것 같다.
단순한 돌도 저렇게 아름다운데, 우리 인간은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임을 일깨워 주는 조물주의 디자인이 아닐까. 땅 속 깊숙이 파묻힌 원석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발굴되어 가공되지 않으면 아름다운지 아무도 모른다. 인간의 아름다움도 이와 같다. 누군가에 의해서 발견되어야 하고 가공되어야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혼자서는 깊은 땅속에 천년만년 그 아름다움을 어둠 속에 감추어야만 한다. 누군가 깊은 땅굴을 파는 수고를 하고 돌을 깨고 운 좋게 원석을 발견해야만 한다. 내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바로 나의 원석을 발견해서 가공해 줄 바로 그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이 아직 누구인지 모르니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