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 여행기 4
뉴욕주 박물관에서 나의 시선을 끄는 전시장은 바로 새였다. 뉴욕주에만 사는 새들인지 아니면 미국 전역에 사는 새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양한 새들의 박제들이 진짜 살아 있는 새 인양 현장감을 더 했다. 저녁으로 자주 먹는 닭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새지만 박물관에 전시된 새들은 나의 카메라 플래시를 받을만했다.
먼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귀여운 부엉이들을 소개한다. 부엉이 시체이지만 살아 있는 부엉이라고 생각하자.
가장 귀엽게 생긴 이 녀석은 저녁 감인지 쥐를 한 마리 잡고 있다. 하지만 난 부엉이가 쥐에게 포옹을 해주고 있다고 믿는다.
부엉이는 먹는 곳과 배출구가 입 하나로 동일하단다. 더러운 것과 먹을 만한 것을 같은 통로를 사용한다니 많이 역겹지만 머리를 360도나 돌릴 수 있는 재주를 부리므로 충분히 용서해 준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새들은 작고 아담한 애들이다.
맨 위에 빨강 새는 앵그리 버드를 닮았다. 노랑 배를 가진 새들은 박제가 아니라 그림이다. 내 방 벽에 걸어두고 싶은 작품이다. 나의 주먹만 한 크기의 새들은 작아도 갖출 것은 다 가지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아름다운 깃털과 쫙 빠진 몸매 때문에 아침마다 쉴 새 없이 짹짹거리는 그들의 죄를 쉽게 용서해 줄 수 있다.
다음 새들은 물 근처에 사는 새들이다. 기숙사 근처 호수를 장악하며 사는 캐나다 거위들은 없었다. 캐나다 출신이라 뉴욕주에서는 이방인 취급받나 보다.
다음 주인공들은 사나운 새들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머리 독수리는 정말 용감하게 생겼다.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대머리 독수리와 너무 똑같이 생겨서 깜짝 놀랐다. 물론 실제 대머리 독수리를 모방한 거지만 모방해도 너무 잘했다.
마지막으로는 기타 새들이다. 꿩, 앵무새, 딱따구리. 칠면조가 안 보여서 섭섭했다. 칠면조는 추수감사절에 다 소진됐나 보다.
새들아 그럼 안녕~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