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ork랑 똑같아
오늘 문장은 I work : 주어-동사 : '주어가 스스로 동사 행동을 하다'는 구문이다. 처칠이 이 구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At last the wilderness recedes and the living world broadens out again into Egypt and the Delta.
At last
at은 전치사다. 전치사+명사 구문은 문장의 주어나 목적어가 절대 될 수 없다. at은 뭔가를 콕 집어서 확실한 위치나 장소를 말할 때 쓴다. 수학 시간에 4분면위에 x와 y 축의 숫자를 맞춰서 점을 찍었던 기억 있는가? 이 점이 at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last는 '모든 것들이 다 가고 난 후 마지막으로 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 전치사와 뒤에 나오는 명사를 함께 조합해 보면 결국, 모든 것들이 다 지난 후 마지막에 어떤 것이 오는 시점 혹은 장소라고 보면 된다.
보통 우리는 '마침내'라고 외운다.
the wilderness recedes
the는 '내 뒤에 명사 나와요'라고 소리치는 단어다. 뒤에 나오는 wilderness (황무지)가 바로 명사이면서 이 문장의 주어이다. recedes (물러나다, 약해지다, 벗어나다)는 이 문장 뼈대의 동사이다. 단어 뒤에 s가 붙여진 단어는 50% 확률로 동사이다. (나머지 50% 확률은 명사이다.)
바로 이 문장이 I work 구문이다. '황무지가 스스로 물러난다'는 의미이다. I work가 익숙하지만 the wilderness recedes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the wilderness를 I work의 I처럼 익숙하게 사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한국말은 보통 사람이나 움직이는 물체를 문장의 주어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영어는 문장의 주어가 움직이든지, 안 움직이던지, 사람이던지, 사람이 아니던지, 생각이던지 전부다 자연스럽게 문장의 주어가 될 수 있다.
문장의 뼈대가 나왔기 때문에 핵심 의미는 여기서 끝났다. 하지만 처칠은 뭔가를 더 붙여주고 있다. 그다음 단어들을 보자.
and
and는 '그리고'라는 의미로 영어를 배운 거의 모든 한국인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and는 이 단어의 의미보다는 단어의 역할을 알아야 제대로 아는 것이다. and는 앞 뒤에 오는 단어들이 같은 성격을 가질 때만 쓸 수 있다.
the living world broadens out
the living world (생명이 있는 세상)이 주어이고, broadens가 동사이다. 즉, and는 앞에 나온 큰 뼈대 문장을 뒤에 나오는 큰 뼈대 문장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장도 I work 구문과 똑같다. '생명 세상'이 스스로 넓혀진다'는 의미이다. 처칠의 주 특기가 여기서도 발휘되고 있다. the wilderness와 the living world가 대조적이고 동사 recede와 broaden이 대조적이다. 이렇게 확실히 의미가 다른 문장을 같은 한 문장으로 제시함으로써 그 차이를 더 극명하게 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동사 broaden 다음에 나오는 단어 out은 부사이다. 부사는 명사만 빼고 다 꾸며주는 단어이다. 여기서는 동사 broaden을 수식해주고 있다. 넓혀지는데 어떻게 넓혀지고 있는지를 out이 설명하고 있다. out은 안에서부터 시작해서 밖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again
이 단어는 부사로 사용됐다. 뒤에 명사가 없으면 무조건 부사다. again의 어원은 '어디론가 향하여, 반대 방향으로, 반대로'라는 의미이다. 보통 우리는 again을 '다시'라는 의미로 알고 있는데, '다시'라는 의미는 원래 가는 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반대로 갔다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기에 '반대 방향'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against(~에 반대하여, 맞서서)라는 단어가 여기서 파생된다.
어쨌든 여기서는 앞에 나오는 문장 뼈대 the living world broadens out이 again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즉, the wilderness recedes (황무지가 줄어들고) 생명이 사는 세상이 '다시' 넓혀지고 있는 것이다.
into Egypt
다시 넓혀지고 있는 방향이 어디냐면, 바로 이집트 안이다라는 의미이다. into는 여기서 전치사이다. 왜냐하면 뒤에 Egypt라는 명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into는 in (~의 범위 내)이라는 전치사와 to (~을 목적지 삼아 향하는) 전치사가 합쳐진 것이다. 의미는 이 두 전치사의 의미는 합치면 된다. 이집트 범위 내에서 이집트를 목적지 삼아서 생명이 사는 세상이 넓혀지고 있는 것이다.
and the Delta.
and가 또 나오고 있다. 즉 into Egypt와 똑같은 구문이 뒤에 나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and 뒤에는 the Delta만 나오고 있다. 똑같은 단어 into가 the Delta에도 연결되고 있으므로 두 번 써줄 필요가 없기에 생략한 것이다. the Delta는 '델타'라 이름하는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영어는 어찌 보면 수학처럼 정확성과 논리성을 따지는 언어인 것 같다. 이에 반해 한국말은 애매모호하다. '눈치'껏 알아듣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한국어이다. 하지만 영어는 '눈치'가 없는 언어라서 반드시 정확하게 하나씩 짚어주어야 한다. 이건 말할 때나 들을 때나 다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영어와 한국어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언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언어를 배우는 한국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