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모르는 "한국식 당근 샐러드"

by Sia

몇 년 전 뉴욕시티에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즈베키스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친구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Korean carrot salad (한국식 당근 샐러드)를 주문했다. "오잉?" 난 한국 사람인데도 난생처음 들어보는 음식이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한 한인들이 만들어 먹기 시작한 음식이라서 이름에 '한국'이 붙은 것 같다.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매콤 상큼 시원한 당근 샐러드가 정말 맛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간 이후 나름대로 만들어봤는데 레스토랑 맛이 당연히 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인터넷에서 다양한 한국식 당근 샐러드 레시피를 검색하고 필요한 재료를 다 구비했다. 하지만 삶이 고달프고 바쁜 관계로 3달 전에 다 사놓은 재료를 쓰지 못했다. 아뿔싸! 당근을 2 봉지나 사서 냉장고 과일칸에 둔 것을 오늘에야 발견했다.


2인분에 해당하는 당근은 4개 정도이면 충분할 것 같아서 당근 4개를 잘 씻었다. (레시피는 2인분에 약 540g의 당근을 사용하라고 나와있다.) 마음이 너무 급한 나머지 당근 껍질을 먼저 깎으라는 레시피의 지시사항을 깜빡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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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중에 하나는 껍질을 깎아서 해 봤다. 흠... 별 차이는 없었다. 다만 약간 지저분해 보이는 당근 껍질이 여기저기 보인다는 점 빼고는. 이렇게 열심히 당근을 채에 갈아주는 일이 생각보다 손목에 힘이 많이 간다. 당근을 채 썰듯이 썰어도 되지만 나의 칼 솜씨는 서투른 까닭에 문명의 이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양파와 마늘도 같이 채 썰고 다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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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 당근 채 썬 것을 다 넣어주고 각종 양념을 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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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스푼, 티스푼 같은 계량스푼이 없는 경우는 모든 한국인들이 집에 가지고 있는 수저로 양을 잴 수 있다. 테이블 한 스푼은 일반 보통 수저를 배불둑하게 담는 양에 해당한다. 그리고 티스푼은 테이블 한 스푼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것저것 다 귀찮다 싶으면 자신의 입맛에 맞춰 '대강'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주면 된다. 후추나 고춧가루는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한다.

난 2분의 1 테이블 스푼을 처음에 찾지 못해서 다른 계량스푼으로 넣었다가 나중에 너무 많은 소금을 넣어버렸다. 그래서 당근 2개를 더 넣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계량을 꼭 맞출 필요는 없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넣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갖은양념과 당근을 잘 버무리고 난 후에는 양파 기름을 만들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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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먼저 올리브기름을 3분의 1컵 정도를 넣어준다. (종이컵 3분의 1 정도?) 올리브기름이 없다면 굳이 올리브기름을 사러 귀찮게 장을 볼 필요는 없다. 집에 있는 식용 기름 아무거나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다. (레시피를 절대 곧이곧대로 따라 하지 않는 1인의 조언이니 알아서 들을 것.)


먼저 기름을 센 불에 놓고 달군 다음에 썰어둔 양파를 넣고 계속 저어준다. 기름에서 연기가 나올 정도로 달궈줘야 한다. 그리고 양파가 황금 색깔같이 변하면 불을 끄고 양념을 버무려둔 당근에 기름만 넣고 저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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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기름을 넣지 말고 조금씩 넣어주면서 넣어줄 때마다 당근을 뒤적여준다. 그래야 당근이 일부만 익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레시피는 저 양파를 다른 음식 만들 때 사용하라고 하던데... 난 그냥 버렸다. 아깝지만 냉장고에 들어가면 어차피 쓰레기통으로 갈 운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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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 끝났다. 이젠 저런 통에 담아서 냉장고에 적어도 6시간에서 12시간 정도 숙성시키면 된다. 양념 맛과 양파오일이 당근에 잘 베게 하기 위함이다.


애피타이저로 먹으면 정말 최상이다. 배가 고파서 과식하는 것을 방지해 줄 수 있다.


한국식 당근 샐러드! 이젠 한국사람들도 잘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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