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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a Jul 25. 2023

교사의 자격이란 무엇인가

며칠 전 학교에서 자살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담임교사 자격이 없다"라는 학부모의 말에 교사의 자격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공무원법 제3장 6조에는 교사의 자격이 무엇인지 명시하고 있다.

"교사는 유아교육법 제22조 제2항 및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2항에 따른 자격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2항은 다음과 같다.

"교사는 (중략) 별표 2의 자격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부장관이 검정ㆍ수여하는 자격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별표2에 따르면 초중등학교 교사는 정교사 1급이나 2급을 가지고 있으면 교사 자격이 충분하다고 한국 법은 명시하고 있다. 먼저 정교사 2급의 경우 보통 사범대학을 졸업한 사람과 교육대학원 혹은 대학원 교육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중등 정교사 2급 자격증을 받는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교육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보통 정교사 2급을 받게 된다.


정교사 1급 자격을 받기 위해서는 보통 3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더 필요하다. 중등학교 정교사(2급)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3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지고 일정한 재교육을 받은 사람이 정교사 1급 자격증을 받게 된다. 초등학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 학부모는 한국 법이 정하는 교사의 자격을 따지고 든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학교에서 근무하는 모든 교사는 교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부모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자신감 있게 세상에 외칠 수 있는 부모는 과연 몇 분이나 될까. 

교사도 비슷하다. 가장 훌륭한 교사는 보통 본인이 훌륭한 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개선하고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 자격이 없다'라는 말에 교사의 사기가 바닥을 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모든 교사가 훌륭하다는 것은 아니다. 법적인 교사 자격을 충분히 갖춘 교사 중에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하고 능력이 없는 교사도 있다. 인간이 만든 모든 조직은 보통 30%의 인력이 모든 일을 꾸려가고 나머지 70%는 무더 간다는 연구결과를 읽은 것이 기억난다. 교사집단도 인간이 만든 조직이기에 이런 현상을 빗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초중등학교에서 정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담임에 임용될 자격이 있다. 보통 학교 선생님들은 담임을 꺼려한다. 한 달에 10만원 정도의 담임수당이 나오지만 그 수당에 비해 해야하는 일과 책임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담임을 하게 되면 담임선생님은 온갖 학부모 민원이나 담임반의 각종 문제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담임은 새내기 교사나 부장급 교사가 될 만한 연차가 없는 선생님들이 하기 쉽상이다.


간혹 학교 선생님들 중에 자신이 자기 담임반 학생들의 엄마나 아빠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언 10년간 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담임도 해본 나의 경험으로 볼 때, 담임교사는 담임반 학생들의 모든 행동에 "감정적인 책임"을 진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과목의 숙제나 수행평가도 챙겨줘야 한다. 물론 이것은 법적으로 나와 있는 담임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담임선생님들은 이런 감정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 

간혹, 자신의 개별 휴대폰 번호를 담임반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알려주지 않는 선생님들이 있다. 담임선생님들이 자신의 사적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법에 고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알려준다.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구분하기 위해 사비를 들여 휴대전화를 2대 구입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어떤 학교는 담임교사들에게 학부모에게 개인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단다. 


참고로 미국 학교의 경우 교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비도덕적인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교사가 학교 밖에서 학생과 연락하여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나는 교육공무원법에 의하면 교사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당신은 교사 자격이 충분합니까?"라는 학부모의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나의 교사자질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매일매일 개선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당신은 학생들을 위해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자신감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많은 교사들도 이 질문에는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교사는 더더욱 그럴것이다.


"자격"이란 단어와 "노력"이란 단어는 그 어감이 천지차이다. 자격은 뭔가 고정되어 있고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난 것으로 후천적인 학습과 힘으로 바꿀수 없는 능력이란 느낌이 있지만 노력은 항상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넌 자격이 없어"라는 말은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 자격도 중요하지만 그 자격을 얻기 위해 필요한 노력도 그만큼 중요하다. 자격보다는 노력을 더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법적인 자격을 갖춘 "직"을 수행하는 것은 "인간"이다. 교사직과 그 직을 수행하는 한 인간인 교사는 엄연히 다르다. 교사직은 법이 정하는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가질수 있다. 하지만 교사직을 한 인간의 자질과 똑같다고 생각하고 교사직을 가진 사람의 인격을 공격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는 비단 교사직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상관없이, 그들의 직장이 무엇이든지, 돈이 얼마나 많던지, 못생겼던지, 잘생겼던지, 인간을 인간답게 대해 주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더 절실한것 시기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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