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안 좋은데 좋다고 말하는건 거짓말?

영어 인사 How are you? 거짓말 할 필요 없어요.

by Sia

오래전, 무조건 암기식인 한국 영어교육의 민낯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어떤 한국인 남자가 미국에서 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이 한국 남자에게 다가가, "How are you?"라고 말하자, 한국인 남자는 곧바로 "I'm fine, thank you, and you?"로 응답했다는...

정말 미국사람들, 'How are you?'라는 표현 많이 쓴다. 모르는 사람들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거나, 상점에의 점원과 눈이 마주치거나,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 잠깐 스쳐도 그들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아니, 이 사람들 나한테 왜 이러지? 알지도 못하는데 왜 친한척이야....?'


친한 사람들도 how are you를 남발한다. 결혼 전 미국 남편은 항상 나에게 "How are you?"라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난 이 질문이 너무 싫었다. 나의 마음 상태를 알려주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어느 날, 같은 수업을 듣는 미국 대학원 친구에게 솔직하게 물어왔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How are you를 물 먹듯이 쓰는거야?
상대가 "How are you?"라고 질문하면 진짜로 내 기분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는거야?

친구 왈, how are you에는 별다른 뜻이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Hi, hello 와 같은 인사일 뿐이라는 것. 오히려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얘기하면 상황이 어색해 진단다. 그리고 보통은 아주아주 친한 친구사이에서만 how are you라고 질문했을때 진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그래서 친구는 기분이 나빠도 그냥 'good'이라고 대답하라고 알려줬다.



마음이 한껏 풀렸다.

아~ 거짓말해도 괜찮은 거구나!


이제껏 'Hello, Hi'만 안녕하세요인줄 알았다.


How are you에서 are는 be동사 이다. be동사의 기본적인 의미는 '존재하다'라는 의미이다.

당신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참 철학적인 질문이다. 그러고 보면 몸이 평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한국말 인사, "안녕하세요?"는 Hello, Hi 보다 오히려 how are you?에 더 가깝다.


우리는 상대가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우리도 똑같이 '안녕하세요'라고 답한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How are you에 대한 질문에 굳이 'I'm good, I'm okay."와 같은 대답을 원치 않는다면, 상대에게 똑같이 How are you?라고 다시 질문하면 된다.


A: How are you?

B: How are you?

A: Good, good!


다음번에 "How are you?"라는 질문을 받을때는 항상 생각하자. 이 사람이 나의 존재를 인식해 주고 있구나. 나의 존재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 하고 있구나 라고.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가! 나 자신도 나 자신을 인식하거나 인정해 주지 않고 사는 때가 태반인데, 이 외국인이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대답하기 싫을때는 똑같이 "How are you?"라고 되물으면 된다. 상대의 존재를 먼저 알고 싶다는 아주 인간적인 대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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