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교육 영어는 의사소통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의사소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 반드시 성취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 말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과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한다.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기 위함이다. 나를 먼저 표현할 줄 알아야 의사소통도 뚫린다.
언어는 의사소통이전에 '표현'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언어를 배우는 진짜 이유다. 표현은 영어로 Expression: ex 밖으로 표출하라는 press 압력. 내가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를 언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나를 밖으로 표출하면 내 말에 응답하는 상대는 그 응답으로 자신의 모습을 나에게 드러내준다.
우리는 언어를 활용하여 생각을 구조화시키고,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표현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언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그것이 주는 내적 에너지와 교감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법의 문제점은 피상적인 의사소통으로 겉치장하느라 정신과 영혼을 쉽게 빼앗긴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한다고 책에 쓰인 문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서로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상대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려면 말이 꼬이고 문법이 틀려 오히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서지 않으므로 앵무새가 되는 것에 쉽게 만족한다. 하지만, 왜 나의 생각과 감정을 영어를 이용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할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중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지만, 내가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내 자식도 내가 사랑하는 연인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갖는 가장 큰 관심도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내가 누구인지 잘 알기 위해서는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은 나 자신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인간답게'대하는 것이 언어를 공부하는 기초 중에 기초인 자세다.
I am blind(나는 눈이 보이지 않아요) 라고 쓰려진 푯말을 들고 있는 거지 장님을 사람들은 무시하고 지나친다. 하지만 Spring is coming but I can’t see it( 봄리 오고 있지만 저는 그것을 볼 수 없습니다) 란 푯말을 들고 있자 수많은 사람들이 돈냥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I am blind 처럼 그냥 피상적으로 뭉뚱그려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고, Spring is coming but I can’t see it 처럼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맥과 상황을 준다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다른 이들의 영혼을 스치게 하는 방법이다.
짧고 단순한 영어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상대가 감동받을 수 있는 말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해보는 연습을 하면 영어실력이 한층 더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 될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처럼 인간사 모든것은 이기적인 것으로 시작해 결과적으로 이타주의적이 된다. 영어공부도 이기적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내가 하고싶은 말을 가장 효과적이게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언어 공부다.
영어공부가 두렵고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첫단추를 잘못끼어도 한참 잘못 끼웠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