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주어 자리에 들어가는 명사에 대해서 살펴봤다. 오늘은 조금 고난도 명사 덩어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영어는 명사를 앞 뒤에서 화려하게 꾸며준다고 했다. 그래서 영어 왕초보자들은 이 화려함에 영어를 보는 눈을 상실하기가 쉽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해주는 규칙이 있다. 바로 동사인데 동사를 명사로 만들어서 문장의 주어로 쓰는 것이다.
악~!!! 이게 뭔 말인고.
영어는 재활용에 있어서는 천재 수준에 가깝다. 한 단어를 한 가지로만 절대 활용하고 끝내지 않는다. 쓸 수 있으면 단만 짠물 쓴 물 다 빼먹을 때까지 계속 갖다 쓴다. 컴퓨터와 관련된 용어 중 마우스, 윈도우 라는 단어는 기존에 이미 있는 단어들을 가져다가 컴퓨터 세계에 차용한 것뿐이다. 마우스는 쥐 (mouse)처럼 생겨먹어서 마우스이고 윈도우 (window)는 집에 달린 창문처럼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에 윈도우다.
그래서 동사를 명사로 바꿔 쑬 수 있다면 그냥 가만히 있을 영어가 절대 아니다. 영어는 2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첫 번째는 전치사 중에 to라는 단어를 재활용하는 거고, 두 번째는 동사 뒤에 ing를 붙이는 것을 명사로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첫 번째, to + 동사 + 명사
전치사 중에 to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어디론가 향해 도달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아직 이뤄진 일이 아니라 나중에 일어날 일이란 의미도 있다. 영어가 기존의 단어를 재활용할 때는 이 기본 의미를 그대로 가져다가 쓴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이 기본 의미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to가 전치사가 됐던지 동사를 명사로 만들어주는 부정사가 되었던지 말이다.
eat이라는 단어는 동사밖에 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을 명사로 만들어주는 단어가 바로 to다. to라는 단어를 보면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전치사 아니면 동사를 명사로 만들어주는 부정사. 그래서 같은 단어가 두 가지 다른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전치사 일 경우에는 뒤에 반드시 명사가 따라 나와야 하고 부정사 일 경우에는 뒤에 반드시 동사와 명사가 따라 나와야 한다. (동사의 특성에 따라 뒤에 명사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음).
그래서 To eat an apple, 혹은 to eat은 문장의 주어로 당당히 그 자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To eat ( an apple ) is the easiest thing I can do.
하지만, 여기서 우리를 그렇게 괴롭혔던 악날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바로 to 부정사의 용법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 시험이 빠지지 않고 나왔던 그 문제. 다음 중 to 부정사의 용법이 다른 문장은?
왜 용법이 다른지 설명은 듣지도 못했고 그냥 무조건 외웠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그 설명을 들려주겠다.
To eat은 문장에서 어떤 자리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명사, 형용사, 혹은 부사가 된다. 주어 자리나 목적어 자리에 들어가면 명사가 되는 거고 형용사 자리에 들어가면 형용사, 부사 자리에 들어가면 부사가 된다.
To eat is the easiest thing I can do. (주어 자리 => 명사)
I like to eat. (목적어 자리 => 명사)
I have something to eat. (something 명사를 뒤에서 꾸며주는 단어 자리 => 형용사)
I go home to eat. (주어, 동사, 목적어(보어) 자리가 다 차있으므로 나머지 자리 => 부사)
두 번째, 동사를 재활용해서 명사로 만드는 방법
동사 ing + (명사)
영어는 동사에 ing를 붙여서 동사의 움직임이 계속 진행 중임을 알려준다. 계속 같은 행동이 반복되는 상황을 영어에서 말하는 ing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계속 같은 행동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데 이것을 엄청 빨리 돌리면 이 상황은 아마 정지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아마 이런 생각에 착안하여 영어 선지자들은 동사 ing를 명사로 만들 생각을 했을 것이다.
뒤에 또 다른 명사가 따라 나오는 것은 재활용한 명사의 성격에 따라 뒤에 명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나오고 필요 없는 경우에는 나오지 않는다.
Succeeding his father was not easy. (그의 아빠 뒤를 잇는 것은 쉽지 않았다.)
Succeeding is not easy.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지자들은 동사 ing를 명사로만 쓰지 않고 형용사로도 쓰기로 했다. a dancing girl처럼 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
그래서 문장에서 ing로 끝나는 단어가 나오면 이 단어는 명사도 되고 형용사도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단어의 성격을 단칼에 알려주는 것은 이 단어가 문장의 어떤 자리에 들어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주어 자리에 있는가? 그러면 이건 명사다. 주어 자리에 없다? 그러면 형용사다.
여기서 잠깐.
The dancing girl is pretty.
위 문장에서 주어 자리에 있는 것은 girl이지 dancing이 아니다. dancing은 girl을 꾸며주고 있는 형용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dancing이 주어 자리 the dancing girl에 있으니까 명사라고 생각하고 싶을 테니지만, 주어 자리에 박혀 있는 대장을 봐야 한다. 여기서 대장은 girl이다. 그리고 앞에 the가 '나 명사요'라고 알려주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