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이라는 영어 단어 때문에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 왜 음악을 듣다는 표현을 할 때 영어는 listen to music이라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to 가 없어도 될 것 같은데 굳이 to가 따라다녀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지만 바쁜 '중고등학교'생활 때문에 이런 고민은 사치스러울 뿐이었고 나는 무조건 'listen to'라는 표현을 외워야만 했다. 그냥 툭 치면 listen to가 나올 정도로.
영어를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이제는 '규칙이니까 그냥 외워'라는 말을 하기엔 너무 창피스럽다. 그래서 내가 좀 더 공부해 보고 내 나름대로의 이유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먼저 영어 단어를 공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인 단어의 어원을 살펴봤다. 이 단어의 어원은 '뭔가에 집중을 주는 것'이다. 우리말로 하면 뜻이 좀 이상하다. 집중을 어떻게 주지? 집중은 하는 거지. 하지만, give attention이라는 표현을 한글로 직역하면 집중을 주다는 의미가 된다. 영어는 한글에 비해서 '명사'를 많이 쓰는 언어이다. 이에 비해 한글은 '동사'를 더 선호한다.
'집중하다'(한국식)
'집중(명사)을 주다'(영어식)
다시 listen 이야기로 돌아가자.
give attention이 listen의 기본적인 의미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집중을 실제로 받는 대상은 여기에 나오지 않는다. 집중을 받는 대상은 집중을 직접 받으므로 동사 give바로 뒤에 나와야 한다.
give A attention
하지만 give attention이라는 표현은 '집중'을 받는 대상이 나오지 않는다. 이 표현은 단순히 '집중하다'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집중을 받는 대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부사'적으로 표현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집중'을 주는 방법/방식으로 집중을 받는 대상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중을 주는데, 집중을 받는 대상과 마주 대하듯이 주는 것이다. 전치사 to는 원래 의미는 도착점을 의미하지만 이 기본 의미가 확장되면 도착점에 도착하기 전에 도착지점과 마주 대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마주 대하는' 의미를 갖는다.
give attention to A
이 표현은 집중을 주는데 A와 마주 대하면서 주라는 것이다. 우리가 먼가에 집중을 하려면 그것을 오랫동안 살펴봐야 한다. 소리도 사물과 같이 소리에 집중하려면 그것과 마주 대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