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짧은 서평
19세기 영국에서 여성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는데, 그 중 하나가 결혼하는 것이었다. 결혼을 하지 못한 노처녀는 친척에게 얹혀살거나 하녀가 되어야 했다. 그렇기에 그 당시의 결혼이란 사랑보다는 결혼 상대의 재산과 지위가 더욱 우선했다.
이것에 정확히 반하는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이 바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다. <오만과 편견>은 당시 통속적인 결혼관 그 자체의 의미를 재고하고, 순전히 사랑과 인격에 의한 자유로운 결혼을 지향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오만과 편견>이 당대 여성들의 그저 대리만족용으로, 오락용으로 읽히기만 했다면 현대에 와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소설도 아니었을 것이고, 현재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중 하나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오만과 편견>은 아직까지 읽히는가?
우선 인물 관계도가 단단하고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오만과 편견>에서의 결혼의 형태는 총 3가지로 나타난다. 순전히 사랑과 이해 속에서 오만과 편견을 견디어 내고 결혼에 골인한 경우, 그저 재산과 지위만을 바라보고 결혼한 경우, 충동적인 사랑 속에서만 결혼한 경우. 이 세 가지 케이스는 롱본이라는 지역 내에서 병치된다. 이를 통해서 제인 오스틴은 결혼의 형태에 대한 어떤 중용을 지향한다. 사랑스럽되 경박하지 않도록, 구시대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도록.
<오만과 편견>이 고전으로 불리우는 또 다른 이유는 당시 시대상의 훌륭한 묘사이다. 해당 작품에서 제인 오스틴의 문체는 밝으면서도 동시에 고풍스럽다. 화자 자체가 작중 나오는 엘리자베스 같이 교양 있으면서도 활기차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각 캐릭터들과 집단의 입체성을 도드라지게 나타내는 제인 오스틴의 능력 때문이다. 해당 소설에서 나오는 두 계급은 하위 귀족(젠트리)와 상위 귀족이다. 이 지위는 인물의 인격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예컨대 귀족 지위를 온전히 드러내며 그에 맞는 인격을 지닌 빙리, 오만에서 이해로 점차 변화하는 다아시, 혹은 더 경박해지거나 악해지는 위컴이 있다. 이런 다양한 인물들로 집단을 구성하므로써 집단 자체의 지위가 주는 권위성을 줄이고 사랑의 사랑스러움만 확대한다.
또한 전술했듯이 인물 자체도 도드라지게 그린다. 제인 오스틴이 인물상을 그리는 절정은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베넷을 묘사함에 있다. 베넷은 때때로 지나치게 활기차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교양있기도 하며, 할 말 할 때는 말을 하는, 당돌함의 성격이다. 그러나 이것이 다아시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져,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평면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녀는 바뀌어 가는 인물이라, 자신이 가장 싫어했던 사람을 한 번 더 다시 보게 되고, 결국 그 모든 것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사랑스러운 방향으로 이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