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굵디굵은 뿌리.

<현진건 단편 전집> 짧은 서평현진건 단편 전집> 짧은 서평

by kimsy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굵디굵은 뿌리.


현진건은 조선 사람이었다. 그가 11살일 때에 경술국치가 발생했고, 이후 <희생화>, <빈처> 등의 작품을 내면서 문단에 등단한다. 그는 일본을 매우 증오했다. 그의 셋째 형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뒤 사망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1943년 사망할 때까지 단편소설 약 20편과 장편 3편을 남겼고, 이 소설들은 한국문학 리얼리즘의 뿌리가 되었다. 또 그가 그 짧은 생애동안 행했던 것은 다름 아닌 일제강점기 사회의 병폐를 관찰하고, 이를 소설로 써 내려가는 것이었다.

L_25784.jpg <현진건 단편 전집>, yes24 제공

그가 20살에, 1920년에 등단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그의 소설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식어는 '리얼리즘'과 '사회'이다. 이를테면 <빈처>는 가난한 소설가와 그의 처를, 그 가난하지만 서로 의지하여야 하는 상황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은 각각 거렁뱅이로 전락한 중상위 계층과 빈곤층의 비참한 현실을 다룬다. 반면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의 사랑스러운 소설도 그는 썼다. 그렇게 현진건 소설 속의 인간들의 전락상과 생활상은 다양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전자의 소설에서 그들은 대부분 무력하게 술만 마시고 있다. 이를 통해서 현진건은 울분을 표출한다. 당시 일제 치하에 있던 조선의 울분을.

그의 소설 스펙트럼은 썩 다양하다. 그의 소설 스펙트럼의 좌측에는 애정과 가족이 있을 것이고, 우측에는 사회와 비극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B사감과 러브레터>, <희생화>, <피아노>는 가장 좌측에,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이 가장 우측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설들이 항상 이분법적으로 읽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운수 좋은 날>은 뒤틀린 가정소설이다.

이러한 점들이 현대에 와서도 그의 소설들이 읽히는 이유가 아닐까. 모든 이가 그의 소설로 하여금 20년대 한국 사회의 암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는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옥고를 치를 정도로 강직하고, 괴로운 삶을 살고 있던 그때 당시의 사회인들에게 크나큰 애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현재까지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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