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250511 05:52

by 베짱이 나

글을 쓰는 동안 수시로 이동한다. 내향(I)과 외향(E). 감각(S)과 직관(N). 감정(F)과 사고(T). 인식(P)과 판단(J).


이야기 속 주인공인 나는 누구보다 취약하다. 이 세계에 홀로 남겨진 듯 눈앞의 감각에 몰두하고, 처절하게 아파한다. 마음을 표현할 적확한 단어를 실시간으로 손에 넣는다. 본능이다.


이후는 편집자 자아 몫이다. 논리적이고 냉철한 그는 가감 없이 주인공 자아의 구토물을 비판한다. 이게 맞아? 네 의도가 분명히 실현됐어? 충분해? 만족스러워? 편집 속도는 거듭할수록 빨라져 생산 속도와 선을 나란히 한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집중한다. 예상 독자를 상정하고 눈으로 입으로 수십 번 읽는다. 내가 이해되는 만큼 독자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명작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자아 사이 충돌과 소용돌이 속에서 신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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