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21 20:27
어른이는 매일 고민을 안고 산다. 이를테면 버스에 탈 때. 인사를 할까 말까? 착한 어린이라면 주저 없이 목소리를 내겠지만, 세상 나쁜 어른을 잔뜩 아는 어른이라면 다르다. 그 짧은 순간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오간다. 어디 버스뿐이랴. 빨강 신호등 앞에서도 저울질은 계속된다. 무단횡단은 무단이다. 미리 허락되지 않은 행동이라는 뜻이다. 약속 없이 우리는 위험하다. 유치원 시절부터 이런 약속을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배워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궁금하다. 누가 나를 가르쳤을까? 비가 오면 우산을 펴라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한 손을 높이 들라고. 식탁 위 밥그릇은 왼쪽에, 국그릇은 오른쪽에 두라고. 타고난 행동이 아니었다. 내가 아끼는 가수는 비가 와도 거리를 내달리며 춤을 추고 (출처), 어느 천재 작사가는 얼룩말이 횡단보도 건너는 모습을 꿈꾸고 (출처), 또 옆 나라 친구는 밥그릇을 들고 먹었기 때문이다. 왜 한쪽 가르침은 생생한데 다른 쪽 가르침은 지워졌을까?
영화관에서조차 낭만이 사라짐을 느꼈다. 더 이상 영화 홍보지를 수집할 수 없게 되었다. 매점이 있는 건 같지만, 팝콘 냄새가 미묘하게 달랐다. 〈F1 더 무비〉를 관람했다. 스포츠정신을 존경하는 나에겐 짜릿함과 감동이 넘치는 영화였다. 두 시간 반에 달하는 상영 시간에도 졸지 않았다. 대신 생각했다. 직접 제안하느라 지쳤으니 남들이 제안해 오는 사람이 되자. 나는 재활이 절실한 축구선수와 다를 바 없다. 그들 말대로, 지는 게 때론 이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