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
개암나무를 본 적은 없지만, 깨금은 어머니가 해준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열매였다.
우리가 모두 다 잘 아는 전래동화 '도깨비방망이와 개암 이야기' 우리 고향에서는 개암을 깨금이라고 불렀다.
옛날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가난했지만 마음씨가 착하고 효성이 지극한 나무꾼이 살았더란다.
어느 해 명절을 앞두고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간 나무꾼은 또르르 굴러오는 깨금을 보고 집에 계신 부모님 갖다 드릴 마음에 얼른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첫 번째 주운 깨금은 아버님 드릴 깨금, 두 번째 주운 깨금은 어머님 드릴 깨금, 마지막 세 번째 깨금은 자신의 몫으로 주워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나무꾼은 비를 피해 빈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니 도깨비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나무꾼은 도깨비들을 피해 대들보 위로 올라가 몸을 숨겼다.
곧 한 무리의 도깨비들이 우르르 들어와 도깨비방망이를 두들기며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며 금은보화와 맛있는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잔치를 벌였다.
대들보 위에 숨어 맛있는 음식을 보니 나무꾼도 배가 너무나 고팠다. 주머니 속에 든 깨금 열매 한 개를 꺼내 조심스럽게 깨물었다.
딱!
나무꾼이 조심을 하며 깨문 깨금 소리가 너무 커 도깨비들은 깜짝 놀라 "집이 무너지려나 보다"라며 도깨비방망이를 그대로 두고 달아나버렸다. 도깨비가 모두 떠난 뒤 나무꾼은 대들보에서 내려와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돌아와 부모님 모시고 부자로 잘 살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욕심쟁이가 개암 열매 몇 개를 구해 비가 오는 날 도깨비들이 놀러 온다는 빈집 헛간 대들보에 올라가 숨어있었다. 한참을 기다리자 착한 나무꾼의 말처럼 도깨비들이 몰려와 도깨비방망이를 두들기며 놀기 시작했다.
대들보에 숨어있던 욕심쟁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크고 튼실한 개암 한 알을 꺼내 일부러 큰소리가 나도록 깨물었다.
딱!
하는 소리에 도깨비들은 노는 것을 멈추고 대들보에 숨어 있던 욕심쟁이를 끌어내렸다. 또 속을 줄 알았느냐며 도깨비들은 욕심쟁이를 흠씬 두들겨 패서 쫓겨났다고 한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금이 어떻게 생겼으며 얼마나 맛이 있길래 나무꾼이 자신이 먹지 않고 부모님에게 준다며 주머니에 넣었는지 몹시 궁금했었다. 그만큼 깨금이 귀했다는 말일 것이다.
개암나무는 쌍떡잎식물 참 나무목 자작나무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학명은 Corylus heterophylla Fisch. ex Trautv이다. 한자 이름은 산반율(山反栗)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전국의 산야에서 야생하며, 일본과 중국 등에도 분포한다. 높이 1~2m 정도로 자라며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며 난상 원형 또는 도란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6~7쌍의 측맥이 있으며 뒷면은 황록색으로 털이 빽빽이 나 있다. 잎자루에는 뒷면 맥위와 더불어 선모가 있으며 어린잎 앞면에는 흔히 자주색의 무늬가 나타난다.
암수 한 그루로 3~4월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데 수꽃 이삭은 원주형으로 가지 끝에 2~3개씩 달려 길게 늘어지고 암꽃은 각 포에 2개씩 달리는데 붉은색의 암술대를 길게 밖으로 내민다.
견과는 구형으로 10월에 갈색으로 익으며 포에 싸인 열매를 ‘개암’이라 하여 날로 먹는다.
자료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개암나무 [Hazel] (국립 중앙과학관 - 식물 정보, 신재성, 유난희, 신현탁, 손에 잡히는 생태수목도감)
동의보감에 의하면 개암나무 열매 ‘기력을 높여주고 장과 위를 잘 통하게 하여 활력을 준다’고 한다. 한방에서 개암 열매를 진자(榛子)라고 부르는데, 지방유, 단백질, 당분 등이 함유되어 강장 효과에 좋으며 눈을 밝게 해 주고, 신체허약과 식욕부진, 위장병, 만성 대장 질환에 좋으며, 기력이 허할 때에 약으로 사용했다. 암수 꽃은 부스럼이나 타박상에 썼으며, 정월 대보름날 부럼으로 쓰거나 제사상에 올리기도 하였다.
또 개암 열매에서 짠 기름은 잡귀를 쫓는다고 하여 신혼부부 방 불을 밝히는 데 사용했고, 식용유로 많이 썼다.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향이 좋은 ‘헤이즐넛’ 커피의 원료가 바로 서양 개암나무 열매이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다.
옛날 코리리포리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다.
코리리포리 공주는 자신의 예쁜 얼굴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않은 것은 물론 만약 자신의 얼굴을 훔쳐보는 사람이 있으면 죽여버리겠다까지 하였다.
호기심이 많았던 한 시녀가 공주가 세수를 할 때 몰래 숨어서 공주를 훔쳐보다가 그만 들키고 말았다. 분노한 공주를 시녀를 그 자리에서 처형했다. 처형을 하는 순간 시녀의 피가 공주의 얼굴에 튀었다.
그런데 공주의 얼굴에 묻은 시녀의 피는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고 아름다운 공주 얼굴에 붉은 기미로 남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공주는 얼굴에 생긴 붉은 기미 때문에 애통해하다 그만 병이 나 죽고 말았다.
공주가 죽은 뒤 공주의 무덤에서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고 그 나무가 바로 개암나무라고 한다.
이밖에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개암나무 가지였다고 하며, 개암나무 가지는 영지를 상징하였으며, 고대 로마에서는 평화와 행복을 주는 나무로 상징되어 신혼 첫날밤 횃불로 사용되었다.
또한 북구에서는 뇌신 토르의 나무로 생각해 낙뢰에서 집이나 묘를 지킨다고 믿었으며, 켈트족들은 개암나무를 영지의 나무로 숭배하여 함부로 자르면 사형에 처했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개암나무 쐐기를 3개 이상 사용해 지은 집은 절대로 불이 나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종교학 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