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11월 마지막 날 탄생화는 낙엽과 마른 풀이다.
낙엽과 마른 풀이 탄생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고 기발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그러나 계절에 꼭 맞는 탄생화라는 데 동의한다.
오늘의 탄생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자.
나무 위키에 의하면 '서양에서 탄생화는 1~12월 단위로 정해지지만, 한국에서는 하루하루마다 탄생화를 정했다.'라고 한다.
그런데 탄생화가 어떤 경로로 정해졌는가는 알 길이 없다.
현재 필자가 포스팅하는 '오늘의 탄생화'에 대한 자료는 순천만국가정원 탄생화/탄생목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순천만국가정원 홈페이지 그 어느 곳에서 어떤 경로로 탄생화가 정해졌는지 나와있지 않다. 글의 정확성을 위해 순천만국가정원 탄생화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하여 물어보았다.
그런데 담당자 하는 말 '자신은 탄생화 글이 작성될 때 담당자가 아니라 잘 모른단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지금까지 저처럼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있었는가? 그랬더니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나는 앞으로 저처럼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 근거를 알아두시는 것이 좋을 것이니, 알아볼 수 있는 데까지 알아서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나중에 다시 담당자와 통화를 하였는데 순천만국가정원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권위 있는 기관에 용역을 주어 만들었다고 했다. 그 기관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영미권 탄생화는 '로마인이 꽃을 이용하여 생일을 축하한 것이 탄생화의 기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낙엽과 마른풀은 요즘 산이나 들에 가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낙엽을 보고 한 해가 갔으며 이제 곧 추위가 올 거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별은 때로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쓸쓸하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낙엽을 보면 떠나간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생각난다.
특히 낙엽 따라가버린 사람을 부른 가수 차중락, 날이 갈수록을 부른 가수 김정호, 그리고 오동잎을 부른 가수 최헌, 그리고 노란 은행잎이 비처럼 뚝뚝 떨어지던 그렇게 허망하게 떠난 그리운 오빠도.
존재하던 것들이 눈앞에서 소멸한다는 것은 무언의 사색을 강요한다.
그러나 나이가 켜켜이 쌓여도 생명의 근원을 되짚어보는 일은 늘 고통스럽다.
끝까지 남아있는 낙엽도 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살아있어도 산 것이 아니다.
끈질기게 가지 끝에 남아 눈과 매서운 바람과 맞서기도 하지만 누가 그것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때가 되면 웃으며 떠날 줄 알아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때가 언제가 될 줄 모르지만
이다음 나도 뚝뚝 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훌훌 세상을 떠나고 싶다.
내가 태어난 날처럼
어느 늦가을 볕 고운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