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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Dec 22. 2022

12월 22일 탄생화 백일홍 / 백일홍 전설과 꽃말

오늘의 탄생화 

12월 22일 탄생화 백일홍

백일홍은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화단에서 백일홍만 한 효자도 없다.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크지, 꽃도 오래가지, 거기다가 여느 식물처럼 가지가 연약해 부러질 걱정을 할 필요도 없으니 없어서는 안 되는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일홍을 이야기하자면 재익 언니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재익 언니가 살아계셨다면 올해 나이가 87살이다. 재익 언니는 나와 꽃 친구이다. 내가 이 아파트에 처음 이사하여 아파트를 산책하다 어느 곳에 이르렀을 때, 화단에서 열심히 꽃을 가꾸는 지금의 내 나이 또래 어른을 만났다.


봄으로 기억한다. 그날 재익 언니는 화단 둘레 경계석을 쌓고 있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보도블록을 쌓아놓고 고령의 연세임에도 쭈그리고 앉아 꼼꼼하게 한 장 한 장 쌓아 올려 전문가가 쌓았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솜씨로 능숙하게 쌓아가고 있었다. 내가 보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한참 동안 화단 경계석 작업을 하던 언니가 허리가 아픈지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씽긋 웃으며 고개를 숙였고, 재익 언니는 나보다 더 큰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미쳐 보지 못했는데, 화단 나무에 코팅된 종이에 빽빽하게 화단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 종류를 모두 적어놓았다. 컴퓨터 프린트로 출력한 용지가 분명했다. 자세히 읽어보니 봉숭아, 백일홍, 채송화 등등 모두 우리 꽃이었다.


"선생님이 손수 이렇게 적어놓으셨어요?"


그러자 재익 언니는 씩 웃더니 말했다.


"내가 이래 봬도 컴퓨터를 아주 잘해요. 하루 종일 화단에서 우리 꽃을 가꾸고 사진 찍어 컴퓨터 카페에 올려요. 컴퓨터는 할 줄 알아요?"


나는 이 자신만만한 할머니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잘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때가 20여 년 전이니 70이 다 된 할머니가 컴퓨터를 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고, 스스로를 대단하게 여기면서 자랑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그 할머니의 팬이 되었다.


식사 후 산책길에 반드시 화단에 들렸고, 안부를 주고받았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 때 서로 이름과 연락처를 주고받게 되었다.


"내 이름은 외우기 쉬워, 양재기만 생각하면 돼. 양재기!"


양재기라는 말을 하도 오랜만에 들어 잠시 허둥대다 나는 양재기가 무엇인지 이해했고, 그 언니 이름이 양재익이라는 걸 알았다.


그 언니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화단에 가면 볼 수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산책길에 재익 언니 화단에 가면 언니는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꽃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화단이 아파트 공용 화단인지라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철이 바뀔 때마다 재익 언니는 제철 꽃이 지고 나면 곧바로 다음 철 꽃으로 교체해 심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른 봄 복수초와 튤립이 피고 지면 곧바로 복수초와 튤립 구근을 캐고 그 자리에 여름꽃인 백합을 심고 천일홍 모종을 구입해 심었다. 그리고 화분 구석에 백일홍 씨앗을 파종했다.


이렇게 부지런한 언니 덕분에 언니의 화단에는 늘 계절에 맞는 꽃이 피어 사람들은 그 꽃을 보려 일부러 나처럼 화단에 구경 나오곤 했다.


몇 년 뒤 내가 화단에 꽃을 가꾸면서 재익 언니와 나는 꽃 친구가 되었다. 서로 모종을 나누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이한 식물이 있으면 재익 언니 것도 함께 구입해서 전화를 하면 자전거를 타고 5분도 지체하지 않고 달려오던 언니!


재익 언니의 나이가 80이 넘었지만 전혀 의식할 수 없었다. 그만큼 재익 언니의 생각은 나보다 젊었고 겸손했다. 그런 재익 언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 세상을 떠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재익 언니가 가신 지 벌써 3년이 다 되었다.


해마다 백일홍을 화단 가득 심어놓고 행복해하던 언니의 얼굴이 오늘따라 많이 그립다.

재익 언니!


하늘나라에서도 꽃 가꾸고 계시겠지요. 언니가 가꾸던 꽃밭은 지금은 없어졌지만 어제도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화단 어느 구석에서 언니가 씩 웃으며 나올 것 같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그렇게 서있다 왔어요. 많이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백일홍[ 百日紅 ]


백일홍은 피자식물문 목련강 국화목의 한해살이풀로, 학명은 Zinnia elegans이다.

백일초라고도 부르며, 높이는 60∼90cm이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며 잎자루가 없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털이 나서 거칠다. 끝이 뾰족하며 밑은 심장 모양이다.

꽃은 6∼10월에 피고 두화(頭花)는 긴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린다. 꽃은 지름 5∼15cm이고 빛깔은 노란색, 자주색, 흰색 등 여러 가지이다.


총포 조각은 둥글고 끝이 둔하며 윗가장자리가 검은색이다. 종자로 번식하며 품종은 주로 꽃의 크기에 따라서 대륜(大輪)·중륜·소륜으로 나눈다. 열매는 수과로서 9월에 익는다. 씨로 번식한다.

멕시코 원산의 귀화식물이며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한다. 백일홍이란 꽃이 100일 동안 붉게 핀다는 뜻이다.


백일홍은 원래 잡초였으나 여러 화훼가들이 개량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들꽃을 개량한 본보기의 하나이다. 배롱나무의 꽃을 백일홍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다른 식물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일홍 [百日紅]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지난번 백일홍에 관한 전설과 다른 전설이 있어 옮겨본다.

「백일홍의 전설」[ 百日紅-傳說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에서 백일홍의 이름 유래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어느 마을에 아버지를 모시고 두 동생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착한 누이가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구렁이 한 마리를 죽였다. 그날 이후 한없이 착하기만 했던 아버지는 성격은 거칠어지고 포악해졌다.


착한 누이는 아버지의 변화를 걱정하였다. 어느 날 누이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서 옥매화를 따서 달여 먹이면 아버지의 병이 나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튿날부터 누이는 옥매화를 찾아온 산천을 헤매고 다녔다. 그러나 옥매화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고 100일이 되던 날 누이는 너무 힘들어 쓰러지고 말았다.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노인이 나타나더니 빨리 일어나라고 하였다.


효성이 지극한 누이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았다. 노인은 보이지 않았으나 바위 위에 한 떨기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그 꽃을 본 누이는 너무 기쁜 나머지 바위 위로 급히 뛰어오르다가 그만 미끄러져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누이가 죽은 그 자리에 한 떨기 빨간 꽃이 피어났는데, 사람들은 그 꽃을 백일홍이라고 불렀다.


출처 : 디지털 영덕문화대전-「백일홍의 전설」

백일홍 흰 꽃의 꽃말은 ‘순결’이다.

백일홍 꽃의 꽃말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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