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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Dec 23. 2022

12월 23일 탄생화 / 플라타너스 전설과 꽃말

오늘의 탄생화 

12월 23일 탄생화 플라타너스


플라타너스는 내게 추억의 가로수이다. 내가 처음 본 가로수는 고향 신작로 가에서 보았던 미루나무였고

그다음으로 본 가로수가 바로 플라타너스였다.


옆이 내 손바닥보다 넓적하고 커서 바라보기만 해도 듬직했던 가로수였다. 플라타너스라는 근사한 이름도 마음에 들었다.


platanus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넓다는 뜻인 'platys'에서 유래했다. 가로수 하면 으레 플라타너스가 떠올랐고 내 소녀 시절의 꿈이 플라타너스와 함께 여물어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플라타너스 열매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고 하여 베어지기 시작했다. 플라타너스가 많이 베어지고 다른 가로수로 대체한 곳도 많지만 내가 사는 곳의 가로수는 여전히 플라타너스이다.


나는 이 무성한 플라타너스 나무가 좋다. 특히 가을에 낙엽이 질 때 크고 넓적한 잎이 뚝뚝 떨어져 거리를 가득 메우며 이리저리 흩날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가을의 쓸쓸함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그때마다 학창 시절 즐겨 외웠던 김광균의 '추일 서정'이란 시를 읊조리게 된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이 시구가 플라타너스 낙엽과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시인은 포플러 나무를 보며 이 시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그 큰 잎이 바람에 서걱대며 6차선 도로를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을 보면 망명정부의 지폐가 저와 같을 거라는 생각에 나도 몰래 걸음을 멈추고 숙연해진다.

특히 비가 내리거나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 쓸쓸함과 공허함은 배가 된다.

추일 서정(秋日抒情) /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길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러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꾸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 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산책길에 모처럼 늘씬한 플라타너스를 만났다. 그 모습이 아름답다.

해마다 봄이 되어 가지치기를 하면 나와 언니는 가지치기 한 사람들을 원망했다. 어쩌자고 나무를 저 지경을 만들어놓았는가 하고 말이다. 뭉툭하게 팔다리가 잘린 가로수를 보는 일은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플라타너스(Platanus)


플라타너스는 쌍떡잎식물 프로테아목 버짐 나무 과 플라타너스 속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으로 학명은 Platanus이다. 북반구에 6종류가 자라고 수세가 강하며 이식이 잘 되므로 가로수와 공원 수로 널리 심고 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일반적으로 나무줄기의 겉껍질이 비늘처럼 벗겨지고 열매가 방울처럼 달린다. 나무껍질이 비늘처럼 떨어지는 모습이 얼굴에 핀 버짐 같다고 하여 양버즘나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버즘나무(P. orientalis) ·양버즘나무(P. occidentalis)·단풍버즘나무(P. acerifolia) 등을 심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한 양버즘나무는 버즘나무보다 추위에 강하고 수피에서 떨어지는 조각이 작다. 높이 40∼50m이다.

잎은 3∼5개로 얕게 갈라지고 턱잎은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으며 큰 편이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열매는 탁구공처럼 둥글며 위 사진처럼 길게 매달려있다. 자료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플라타너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플라타너스 전설


플라토노스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손녀인 이피메데이아(Iphimedeia)와 포세이돈의 아들 알로에우스(Aloeus)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그녀에게는 ‘알로에우스의 아들들’이란 의미에서 알로아다이(Aloadae)라 부르는 오토스(Otos)와 에피알테스(Ephialtes)라는 남자형제가 있었다. 그 형제들은 그녀의 어머니 이피메데이아가 포세이돈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플라토노스와는 삼촌이면서 동시에 이복형제이기도 했다.


그들은 덩치가 매우 큰 거인들로 엄청난 힘과 두려움도 없어 신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의 영역을 넘보았다. 알로아다이가 여신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아레스까지 잡아 가두자 화가 난 제우스는 번개로 이 형제를 벌하기로 했다. 일설에 의하면 기둥에 묶고 올빼미 소리로 고문했다고도 하고 사냥을 하다 서로를 죽게 하였다고 한다.


신의 노여움으로 형제들이 죽은 것을 안 플라타노스는 슬퍼한 나머지 플라타너스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플라타너스 꽃의 꽃말은 '천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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