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제비꽃만큼 정겹고 친숙한 꽃도 드물 것이다. 그만큼 우리 주위에 많이 있고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꽃이기 때문이다. 꽃이라고 부르기에 약간 미안할 만큼 꽃도 몸집도 작다.
우리 아파트 화단에도 군락을 지어 자라는 식물이기도 하다.
제비꽃은 70여 종에 이를 만큼 종류가 많은데 크게 흰제비꽃, 노란제비꽃, 하늘제비꽃,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 졸방제비꽃 등이 있다.
제비꽃으로 부르게 된 유래는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질 때 제비가 돌아오는데 그 시기에 피는 꽃이기 때문이었다고 하며, 오랑캐 꽃이라고 부른 이유는 식량이 떨어진 북쪽의 오랑캐들이 이 꽃이 필 무렵인 봄이 되면 쳐들어왔기 때문이며, 제비꽃의 모습이 오랑캐의 머리모양과 유사하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제비꽃은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데 장수꽃, 병아리꽃, 오랑캐꽃, 씨름꽃 앉은뱅이꽃 등으로, 주로 오랑캐꽃으로 많이 불렀다. 그 이유는 제비꽃의 뒤태가 오랑캐의 뒷머리와 닮았기 때문인데 제비꽃 뒤태에 튀어나온 부분을 한자로는 거(距)라고 부르며, 우리 말로는 꿀주머니이다.
흰제비꽃은 쌍떡잎식물 제비꽃목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Viola patrini DC이다.
여러 해 살이로 뿌리줄기(根莖)는 짧고, 뿌리는 흑갈색으로 모든 줄기가 뿌리에서 모여난다.
잎은 뿌리에서 긴 잎자루가 나는 식물로 잎자루에 좁은 날개가 있고, 잎사귀를 이루는 넓은 부분보다 더욱 길다. 그런데 제비꽃은 잎몸이 잎자루보다 길고, 흰제비꽃은 잎자루에 날개가 없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피며, 입술꽃부리에 자주색 줄이 있고, 꽃잎 길이는 1cm 미만으로 길이는 3~4mm이다. 이에 비해 제비꽃은 꽃잎 길이는 1cm 이상으로 더욱 크고 길이는 5~7mm로 긴 편이다.
열매는 캡슐 형태로 계란 모양 타원형이다.
흰제비꽃은 ‘흰 오랑캐꽃’으로 기록된 적이 있는데, 꽃이 피는 시기가 제비꽃과 같아 백색 꽃이 피는 제비꽃과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흰제비꽃과 제비꽃은 서식처가 다르고, 꽃부리(距)의 크기가 다르며, 꽃의 크기와 색깔이 다르다.
흰제비꽃은 물기가 있는 촉촉한 땅에서 자라는데 습지식물종은 아니다. 제비꽃이 사는 건조한 초지나 길가에서는 살지 않는다. 농촌 하천 개울가 촉촉한 암벽 틈에서 흰제비꽃이 무리 지어 살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며, 직간접적으로 연중 한두 번씩 관수(冠水) 영향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제비꽃 종류(Viola spp.)는 모두 꽃잎 뒤쪽에 거가 있으며, 그 속에 곤충들을 유혹하는 꿀이 들어 있다. 꽃의 모양이 다르고, 거의 크기와 구조가 다르다는 것은 찾아오는 곤충들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제비꽃 종류는 각기 다른 중매쟁이를 기다리고 있다.
종소명 파트리니(patrini)는 시베리아를 여행한 프랑스 사람(Eugène L. M. Patrin, 1742-1815)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흰제비꽃의 학명을 최초 명명한 스위스 분류학자(Augustin Pyramus de Candolle, 1778-1841)가 식물 표본을 제공한 그의 후의를 기념해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흰제비꽃 [Patrinii violet, 白花地丁] (한국식물생태 보감 1, 2013. 12. 30., 김종원)
한방에서 제비꽃의 전초를 말려서 약재로 사용한다.
전립선염, 방광염, 관절통 등의 치료에 사용하며, 각종 염증을 제거하는 소염작용과 열을 내리고 독성을 가라앉히는 해독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다.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는 아름다운 소녀 이오를 사랑했다.
그러나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그 사실을 눈치채고 발각될 상황에 부딪치자 제우스는 이오를 흰 소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제우스는 소가 된 이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녀가 아름다운 것을 먹이고 싶어, 이오가 풀을 뜯는 목장엔 이오의 눈을 닮은 꽃이 피게 했는데 그 꽃이 바로 제비꽃이라고 한다.
그리스 어로 제비꽃은 이온(ion)이라 부르며, 그리스의 국화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그리스 신화 이야기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양치기 소년 아티스를 몹시 귀여워했다.
그러나 양치는 소년 아티스는 이아라는 소녀를 사랑하였다.
아티스와 이아의 사랑이 깊어갈수록 아프로디테는 질투심으로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인 에로스에게 이아에게는 사랑의 황금화살을, 사랑을 잊게 하는 납 화살은 아티스의 가슴에 쏘게 했다.
황금화살을 맞은 이아는 아티스를 향한 사랑이 더욱 불타올라 아티스를 찾아갔다. 그러나 납 화살을 맞은 아티스는 이미 사랑이 식어버린 뒤였다. 이아가 사랑을 호소해도 아티스는 냉담하기만 하니 이아는 너무 슬픈 나머지 비통해하다 결국 죽고 말았다.
아프로디테는 자신 때문에 죽은 이아를 제비꽃으로 만들었다.
어느 날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에게 물었다.
“이 제비꽃 하고 나하고 어느 쪽이 더 향기롭니?”
어머니의 물음에 에로스는 장난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제비꽃이지요.”
아들의 그 말에 아프로디테는 화를 참지 못하고 제비꽃을 마구 때렸고 제비꽃의 작은 몸은 멍투성이가 되어 원래 흰색이었던 제비꽃은 보라색으로 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