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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May 24. 2023

향기롭고 아름다운 쥐똥나무 꽃 / 쥐똥나무 전설과 꽃말

가야의 꽃이야기 




아침 일찍 화단에 내려가 한 바퀴 돌아보고 상쾌한 바람이 너무 좋아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나를 붙든다.

찔레꽃 향기인가 싶었지만, 찔레꽃은 이미 지고 없다.


아무리 둘러봐도 꽃향기가 날만한 꽃이 없는데, 대체 어디에서 이 행복한 향기의 근원은 과연 어디일까?

그러다 커다란 흰 무궁화 옆에서 흰 꽃을 가득 매달고 있는 나무를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맞다.


그 나무의 흰 꽃이 향기의 근원지였다.


우리 동 아파트 끝자락에 있는 이 나무를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주시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 나무가 거기 있었는지도 모르고 20여 년을 살아왔다. 휴대폰으로 사진 검색을 해보고 나서 그 나무가 쥐똥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쥐똥나무는 흔한 나무다. 주로 화단 경계에 울타리로 심는 나무라는 정도로 알고 있던 터였다.


때문에 그동안 내가 봐 온 쥐똥나무는 늘 이런 모습이었다. 단정하게 사지가 절단되고 철창에 갇혀 식물이기보다 하나의 조형물처럼 보아왔다.


그런데 그 쥐똥나무가 원래 이렇게 큰 나무였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했다.


아,


인간의 이기적인 사고가 아름다운 쥐똥나무를 이렇게 형편없이 만들어 놓았다는 것에 분노와 함께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쥐똥나무는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나무였다.


십여 년 전 출판사 사장님이 모 수필가에게 수필집 발간을 의뢰받았는데, 문장을 조금 가다듬어주면 좋겠는데, 해주겠냐고 물었다.


그 수필집 가 제목이 쥐똥나무였다.


그 제목에 이끌려 그 글을 읽고 문장을 다듬어 주었는데, 수필집의 내용이 이산가족문제였다.


수필집의 저자는 오랫동안 교직에 근무하다 교장으로 퇴직을 하신 분이셨는데, 그분의 언니가 1950년 당시 경기고녀를 다닌 수재였으며 집안의 자랑이었다는 것과 6.25 전쟁 중 여성동맹 간부로 활약하다 9.28 수복 때 월북해서 소식을 모르고 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행사를 알 수 없었던 북에 사는 언니가 남쪽의 가족을 찾으면서 이산가족 만남이 이루어졌다.


2014년 2월 23일부터 25일 북측 신청자가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 때 언니를 만난 11시간 동안의 짧은 순간에 관한 내용이었다. 북측 언니가 남측 가족 면담을 신청하여 자신들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당사자로 선정되는 것에서부터,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60년 만에 만난 언니의 달라진 모습 등이 담담하면서도 아프게 그려진 내용이었다.


그 수필을 읽으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세세한 일정과 가족들의 미묘한 갈등과 연민을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쥐똥나무를 생각하면 그 수필이 저절로 생각났다.


남북이 분단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가족의 아픔과 그로 인해 다른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형제들의 현실.


그 글을 정리하면서 분단의 비극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절감할 수 있었다.

쥐똥나무


쥐똥나무는 쌍떡잎식물 용담목 물푸레나뭇과의 낙엽관목으로, 학명은 Ligustrum obtusifolium이다.

산기슭이나 계곡에서 자란다. 높이는 2∼4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가지는 가늘고 잿빛이 도는 흰색이며, 어린 가지에는 잔털이 있으나 2년생 가지에는 없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2∼7cm의 긴 타원 모양이며 끝이 둔하고 밑 부분이 넓게 뾰족하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차례는 길이가 2∼3cm이고 잔털이 많다.

화관은 길이 7∼10mm의 통 모양이고 끝이 4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삼각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수술은 2개이고 화관의 통 부분에 달리며, 암술대는 길이가 3∼4.5mm이다.

열매는 장과 이고 길이 6∼7mm의 둥근 달걀 모양이며 10월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다 익은 열매가 쥐똥같이 생겼기 때문에 쥐똥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산울타리로 심고, 한방에서는 열매를 수랍과(水蠟果)라는 약재로 쓰는데, 강장·지혈 효과가 있어 허약 체질·식은땀·토혈·혈변 등에 사용한다.


한국(황해 이남)·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2년생 가지에 털이 있고 잎이 긴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어릴 때 잎 표면에 털이 있고 뒷면 맥 위에 털이 빽빽이 있는 것을 털쥐똥나무(var. regelianum)라고 한다. 자료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쥐똥나무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쥐똥나무 효능


쥐똥나무 열매를 수랍과(水蠟果)라고 하는데,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쓴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데, 코피, 당뇨, 혈압 높은 데, 강장제로 말린 것 15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쥐똥나무 전설


옛날에 첩첩산중에 몹시 가난한 사람이 살았다.


어느 날 그는 산에서 내려와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지나다 담장 너머로 고깃국에 흰쌀밥을 먹는 사람들이 보게 되었다.


흰쌀밥을 보고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눈에 가득 담아 터덜터덜 산속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그날 담장 너머로 보았던 흰쌀밥이 눈에 어른거려 쌀밥을 입에 달고 살다가 결국 쌀밥은커녕 쌀 한 톨 먹어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그가 그렇게 불쌍하게 죽자, 어떤 사람이 다음 생에는 절대로 배를 굶지 않는 중생으로 태어나길 지극정성으로 그를 위해 기원을 해주었다. 어떤 사람의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쌀 한 톨 먹지 못하고 죽은 그는 사람으로는 태어나지 못하고 쥐로 태어나게 되었다.


쥐로 태어난 그는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그렇게 소원하던 쌀은 배불리 먹고살 수 있었지만, 어느 날 주인에게 들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는 죽어가는 순간, 남의 쌀을 훔쳐먹은 죄를 뉘우쳤다. 그 죄를 참회하는 의미로 사람 사는 울타리 나무가 되어 쌀 같은 흰 꽃을 피우고 쥐똥같은 열매를 맺게 되었다고 한다.

쥐똥나무 꽃말은 '강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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