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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 벌과 꽃이야기

비 오는 날, 벌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by 가야


비 오는 날, 벌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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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꽃잎 위에도, 나뭇잎 위에도, 조용히 촉촉이 내리는 봄비.


문득 궁금해집니다.

늘 분주하게 꽃 사이를 날던 벌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어쩌면 그 작은 벌도,

비 오는 날엔 나처럼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길지도 몰라요.


“오늘은 나가지 말아야지.

비가 너무 많이 오잖아.

날갯짓을 해도 무겁고, 꽃향기도 흐려지고,

무엇보다… 젖으면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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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벌들은 집 안에 머무릅니다.

벌집 속은 포근하고 달콤한 꿀 냄새로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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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애벌레를 돌보고,

누군가는 저장한 꽃가루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누군가는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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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마치 작은 마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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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비가 오지만, 벌들의 집안에서는 부지런한 하루가 이어져요.

그래도 한창 바쁜 계절, 벌들도 잠시 쉬어가는 날이 필요하겠지요.


창밖을 보며 나는 생각합니다.


‘비 오는 날은, 모든 생명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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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나무도, 벌도, 나도.

그렇게 잠시 멈춰 서는 오늘


그리고 곧 햇살이 다시 찾아오면,

작은 벌은 날개를 파닥이며 다시 하늘을 오르겠지요.


분홍빛 철쭉 속으로, 노란 민들레 향기로.

그렇게 봄은, 다시 시작됩니다.


작은 벌의 날갯짓과 함께.




�️ 오늘은, 기다리는 날이에요 – 꽃의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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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려요.


처음엔 가볍게 속삭이는 듯 오더니,

이젠 제법 꾸준히, 조용히, 고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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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꽃잎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마치 누군가의 손길처럼 따뜻해요.

하지만… 조금 쓸쓸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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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침이면 가장 먼저 날 찾아주던 꿀벌,

노랗고 분홍색 꽃잎 사이를 스치며 날던 나비들,

오늘은 오지 않았어요.


아마 그 아이들도 나처럼

이 비를 조용히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겠지요.


비가 그치기를, 햇살이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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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만히 꽃잎을 오므렸어요.

젖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누군가를 맞이할 준비가 안 된 마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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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건, 언제나 조금 아련하니까요.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어요.

비가 지나간 자리엔 더 푸른 잎이 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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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맑은 향기가 퍼지고,

그리고, 다시 올 거라는걸.


� 작은 벌이 다시 날아와 웃으며 내 품에 안기고

� 고운 나비가 팔랑이며 내게 인사하고

☀️ 햇살이 다시금 내 꽃잎 위를 포근히 감싸줄 그때를.


그래서 나는 오늘, 조용히 기다려요.

빗소리 속에 그리운 마음을 담아,


“괜찮아. 나는 여기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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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늘을 피어 있어요.


“오늘도 조용히, 꽃과 벌이 서로를 기다리는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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