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나무 꽃 향기에 취해
오늘 아침, 당신의 창가엔 어떤 꽃이 피어 있나요?
저는 지금, 분꽃나무 아래에 앉아 있어요.
따스한 햇살이 마냥 좋은 이 봄
망울망울 피어난 꽃송이들이
기억 저편의 봄을 데려다줍니다.
분꽃나무는 조금 특별한 나무입니다.
피기 전엔 붉은빛을 띠다가,
활짝 피면 눈처럼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어요.
그리고 그 순간,
아주 깊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어요.
분꽃 향기에는 묘한 감정을 일깨우는 신비한 힘이 있어요.
그리움과 회상(回想),
아주 오래전 따스했던 순간들을 일깨워줘요.
“당신이 잊고 있었던 그 따스한 추억,
향기에 실어 되돌려 드릴게요.”
이 아침,
분꽃나무의 인사 대신 전해드립니다.
바람에 전해지는 분꽃 향기처럼
오늘 하루도 곱고 부드럽게 시작되길 바라며.
당신의 봄에,
분꽃나무 한 그루를 심어 두고 갑니다.
– 꽃으로 여는 아침, 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