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꽃으로 여는 아침》 – 금낭화 편
아침 햇살이 화단을 스치고 갈 무렵,
분홍빛 작은 하트들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무언가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못한 마음처럼 보여 가슴이 찡했습니다.
금낭화.
그 이름도 곱습니다.
비단으로 지은 조그만 주머니,
조선의 여인이 허리에 달고 다니던 그 주머니처럼
꽃은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봄의 비밀을 들려줍니다.
들여다보면 꽃잎 하나하나가 하트 모양이고,
그 아래로 하얀 곁꽃이 길게 늘어져 있어
누군가는 이 꽃을 ‘Bleeding Heart’,
즉 ‘피 흘리는 마음’이라고도 불렀다지요.
아마도 말하지 못한 사랑,
전해지지 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상징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꽃말은 ‘수줍은 사랑’,
그 말 한마디로 이 꽃의 모든 이야기가 전해지는 듯합니다.
어쩌면,
금낭화는 우리가 간직한 오래된 마음,
지금은 잊힌 듯한 설렘,
혹은 너무 소중해서 조용히 묻어둔 감정을 닮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봄볕에 따뜻해지고,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난 게 아닐까요.
오늘 아침,
그 조용한 분홍빛 앞에서
나도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를 바랐던,
그 오래된 마음처럼."
오늘의 꽃 정보
꽃 이름: 금낭화 (Lamprocapnos spectabilis)
개화 시기: 4~6월
꽃말: 수줍은 사랑,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특징: 하트 모양의 분홍색 꽃, 그 아래로 흘러내린 듯한 하얀 곁꽃
“사랑은 말보다
마음이 먼저 피어나는 것”
“하트가 고개를 숙이면,
그것은 금낭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