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보리수꽃이 핀 날,
마음에도 봄이 왔습니다
봄이 깊어가는 어느 날,
서울식물원 산책길에서 조용한 향기에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잎 사이로 드러난 작은 노란 꽃들.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향기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더군요.
조용히 피어나 조용히 지는,
그 이름마저 순한 ‘보리수꽃’.
보리수꽃의 향기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바람에 실려 올 때마다
어딘가 마음 깊은 곳이 울컥해지는 기분.
정확히 언제 피는지도 모르게 피었다가,
눈에 잘 띄지도 않게 흩어지는 꽃.
하지만 꿀벌과 나비는 알고 있는 듯,
이 꽃 주변을 바쁘게 오갑니다.
보리수는 말없이 가르쳐 줍니다.
소리 내지 않고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고.
보리수는 꽃이 지고 나면
작고 붉은 열매를 맺습니다.
그 열매는 씹으면 달고 약간 떫은맛이 감돌고,
몸에는 이롭다고 합니다.
자연이 보내는 봄의 선물 같아서,
그 열매 하나에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보리수꽃처럼 은은한 봄이 깃들기를.
양천구 11단지에 의외로 보리수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2025년 4월 19일 사진과 영상 기록
(이날 비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던지 사진을 찍기 힘들 정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