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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견화(杜鵑花), 아니, 저는 진달래 참꽃입니다.

8월 8일 탄생화

by 가야

◆ 두견화(杜鵑花), 나는 진달래입니다

– 그 슬픈 새가 울고 간 자리에서 나는 피었지요


나는 봄마다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
이름하여 진달래.


사람들은 나를 참꽃이라 불렀고,
또 어떤 이들은 나를 **두견화(杜鵑花)**라 불렀지요.


사실… 나는 그 모든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 곁에 머물렀던 기억이
그 이름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으니까요.

◆ 두견새가 울던 밤, 붉게 물든 나의 시작


옛날 옛적,
하늘에 충성스러운 신하 하나가 있었대요.


그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고,
그 영혼이 두견새가 되어 밤마다 울었답니다.


“돌아오라! 돌아오라!”
그 애끓는 외침은 봄 하늘을 가르며
지지 않는 피눈물처럼 흐르곤 했지요.


그 피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내가 피어났대요.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두견화(杜鵑花),
즉 두견새의 꽃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나는 그 전설이 슬프지만, 좋아요.


사랑과 충절, 그리고 기다림의 꽃이라니
꽃으로 피어나기에 너무 아름다운 마음이잖아요?

◆ 나는 참꽃이었어요


내가 자라던 산골 마을에는
봄이면 아이들이 뺨을 붉히며 뛰어다녔어요.


그 시절엔 뽑을 것도 없고,
씹을 것도 마땅치 않던 춘궁기.


아이들은 내 꽃잎을 따 입에 넣었어요.

"진짜 꽃이니까, 참꽃이야."

그 말이 참 예뻤어요.


부드러운 꽃잎을 혀끝에 올리며
달큰하고 씁쓸한 봄을 삼키던 아이들.


그 입술에 닿은 꽃잎 하나하나에
나는 사랑을 담아 피웠어요.


사람들은 철쭉도 나와 비슷하다 했지만,
나는 안타깝게 웃지요.


철쭉은 먹으면 안 되는 개꽃,
나는 먹을 수 있는 참꽃.


나만이 줄 수 있었던 그 봄의 맛,
기억하고 있나요?

◆ 봄의 고개, 진달래 고개


내가 가장 많이 피는 곳은 고개예요.
그래서 사람들은 진달래 고개라 불러요.


그곳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피어난 꽃들의 언덕이었고,
또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걸어간 이별의 길목이기도 했지요.


내가 거기서 피는 이유는 하나예요.


봄의 문턱에서,
슬픔과 희망이 만나는 곳이 바로 그 고개이기 때문이에요.

◆ 사람들은 내게 물어요.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 너지?”


맞아요,
나는 말없이 사랑을 떠나보낼 줄 아는,
그런 꽃이에요.


울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고,
마지막까지 곱게 피어 이별을 예배하는 꽃.

◆ 진달래는, 이런 식물입니다.

한자 이름: 杜鵑花 – 두견화

학명: Rhododendron mucronulatum

영명: Korean rosebay

꽃말: 사랑의 기쁨, 절제된 사랑, 이별, 기다림

식용 여부: 가능 (화전, 진달래술, 진달래떡 등)

독성 없음 – 철쭉과 구분하세요!


내 이름은 진달래예요.
때로는 두견화,
때로는 참꽃,


그리고 언제나,
당신의 봄을 기억하는 작은 꽃.


그 슬픈 새가 울고 간 자리에
나는 오늘도 피어나요.


그 눈물과 기다림을 닮은 그 아련한 빛으로요.


https://youtu.be/JtFb6v0BCnQ?si=R1UKVbhXGf0jpbWF


◆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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