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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자살꽃까지 – 협죽도의 두 얼굴

8월 12일 탄생화

by 가야

그리스 신화에서 자살꽃까지 – 협죽도의 두 얼굴


나는 협죽도입니다


나는 협죽도, Nerium oleander.
대나무처럼 길게 뻗은 잎과 복숭아빛 꽃을 지녔다 하여, 사람들은 내게 ‘협죽도(夾竹桃)’라는 이름을 주었지.
여름 내내 화려한 빛을 잃지 않지만, 나를 오래 바라보는 이들은 내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아름다움과 위험이 나란히 서 있는 꽃, 그것이 바로 나다.

그리스 신화 속 비극의 연인


아득한 옛날, 나는 한 소녀의 눈물 속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이름은 네리오(Nerio). 강의 신 케베로스의 딸이었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네리오는 용감한 청년 **레안드로스(Leandros)**를 사랑했지만, 전쟁과 음모는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았다.
사랑을 지키려다 청년이 목숨을 잃자, 네리오는 바다에 몸을 던져 그를 뒤따랐다.


신들은 그녀의 사랑과 슬픔을 기려, 바닷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나무로 변하게 했다.


그 나무가 바로 Oleander,
네리오(Nerio)와 레안드로스(Leandros)의 이름이 합쳐져 내 이름이 된 것이다.


⚠ 아름다움 속의 독


나의 잎, 꽃, 줄기, 씨앗에는 모두 **올레안드린(Oleandrin)**이라는 강력한 독이 숨어 있다.


한 장의 잎만으로도 심장박동을 멎게 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옛날에는 억눌린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비밀, 깊은 절망을 품은 이들이
나를 마지막 안식처로 삼았다.


꽃을 달여 마시거나, 잎을 씹어 삼키는 순간
세상과의 인연이 끊어졌기에, 사람들은 나를 **‘자살꽃’**이라 불렀다.

바닷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생명력


나는 뜨거운 햇볕, 가난한 흙, 짠 바닷바람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
메마른 길가와 해안가에서도 여름 내내 분홍과 흰색, 노란색의 빛을 뽐낸다.


이 강인함 때문에 해안 도로변이나 도시 조경수로 널리 심기지만,
내 곁에는 언제나 독성 경고 표지판이 함께한다.


협죽도의 기본 정보와 꽃말

학명: Nerium oleander

영명: Oleander

원산지: 지중해 연안

개화기: 6~10월

꽃말: 위험한 사랑, 조심스러운 관계

특징: 상록 관목, 전초에 강한 독성 함유

마지막 속삭임

“나를 사랑하되, 가까이하지 마라.
아름다움과 위험은 종이 한 장 차이,
사랑도 그러하니…”


https://youtu.be/ymRdgSey4Rg?si=a5Y98FGw3_hIxe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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