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학도의 신분으로 있었을 당시 선배들로부터 ’카더라‘ 이야기를 들었다. 패션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때 구직자가 사는 지역을 본다는 이야기였다. 잘사는 사람이 좋은 옷을 입을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좋은 옷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뭐 그럴싸한 이유다.
이 채용 기준에 맞추어 얼마전 소위 ‘부자 사람’ 인플루언서가 제작한 옷을 사보았다. 그녀의 sns 사진상 허구헌날 명품만 걸치고 다니는걸 보아, 좋은 옷을 어련히 잘 만들었겠거니 생각했다.
기대했던 만큼, 옷을 받았을때 디자인도 예쁘고 원단도 하늘하늘하니 꽤나 세련되 보였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소비라 생각했던건 새 옷을 입은 첫날 하루 뿐이다. 세탁이라는 복병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시간과 돈과 에너지가 귀한 아줌마라 세탁기와 건조기가 필수인 사람인데, 이 옷이 원하는 것은 무려 세탁소 드라이 케어다.
나에게 좋은 옷은 예쁜 디자인과 세련된 원단이 아니었다. 수건, 옷 상관없이 대충 다 세탁기에 때려넣어도 살아남을 옷, 건조기를 막 돌려도 오그라들지 않고 당당히 나올 수 있는 옷이 나에게는 좋은 옷이었다.
이로써 나는 나만의 옷 제작사 채용 기준을 바꾸기로했다. 나랑 비슷한 ‘아줌마 사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