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사람의 품격을 만드는구나
전포동 작은 책방 크레테에서 열린
『엄마와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작가,
이강선님 북토크에 다녀왔다.
책방지기의 인사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었다. 스무 명 남짓의 독자들이 각자 책에 대한 감상과 자기 소개를 나누었다. 마지막 순서로 이어진 작가와의 문답 시간.
공간은 한순간에 무거운 고요로 채워졌다.
아담한 공간을 가득 채운 그녀의 목소리는 낭랑하면서도 부드럽고 당당했다.
끝줄에 앉아 있는 나에게도 또렷하게 들렸다.
말이 아니라 글이 허공에 씌여지는 듯,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았다.
(그녀의 책을 읽어보면 당장 알아차릴 거다.)
작가님의 일상에 어머니 간병은 전투장의 치열함, 내면의 괴로움과 절망이 뒤섞여 들어온 거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무척 담담하고 평온했다.
미소까지 간간히..
무엇보다, 그녀의 말은 아름다운 품격 그 자체였다.
힘겹고 수고스러운 삶이 그녀를 통하면
오히려 갸륵하고 고귀한 휴머니즘으로
되살아나는 듯했다.
나는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그게 바로 ‘글의 힘’이라는 것.
아버지·오빠·언니와의 연속적인 이별.
그리고 구순 어머니와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하면서도,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다.
“매일 엄마의 눈을 직접 바라보며 안부를 전한다.
슬픔마저도 반짝인다.
가난했던 기억들은 디딤돌이 되고,
아픈 이별은 문지기가 되어 배웅한다.”
그녀만의 묘사는 버겁고 고된 삶을
담대하게 맞닥뜨린 기록이었다.
게다가 엄마의 엔딩노트를 이어나간다는 포부까지 품은 이 작품은,
그녀 이름 ‘강선(降善)’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온 ‘착함’이었다. (땅의 '착함'과는 다르지!)
아니, 어쩌면 선녀(仙女)가 내려온 것일지도.
무슨 이유에서든 그녀와 그녀의 책이
이 땅에 ‘내려옴’ 자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분명 위로와 용기,
그리고 품격을 건네는 길이 될 것이다.
이제 더 크고 넓은 자유를 향해 날개짓할
그녀의 날들을 더욱 기대하며,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