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밍 아웃 1

'숨'은 어디까지 갈까?

by 화니

나는 매일 숨을 본다.
숨은 곧 생명이고, 존재의 시작이다.
잠깐만 숨을 참아봐도 금세 답답해지고, 견디기 어렵다.
숨을 못 쉬면 죽는다.
그래서 숨을 쉬고, 숨을 보고, 숨을 느낀다.



하지만,
남과는 조금 다른 나만의 아침 루틴이 있다.


매일 아침, 절로 몸을 깨운다.
전신 근력에 좋고, 잡념도 줄고, 무엇보다 겸손과 감사가 생긴다.
처음엔 귀찮지만, 5분쯤 지나면 땀이 나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하면서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108번. 그 이상은 내 인내심도, 다리도, 심장도 초과하니까 딱 거기까지.


그리고는 앉아서 숨을 본다.
콧구멍과 윗입술 사이, 그 짧은 공간에 의식을 올려놓는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 시간 반.

그저 숨 하나 지켜보려 앉았을 뿐인데,
펼쳐지는 세상은 끝이 없다.


생각은 제멋대로 흐르고, 튀고, 떠오른다.
조용한데 시끄럽고,
가만한데 끊임없다.
보고 싶지 않은 것도 지나가고,
뜻밖에 반가운 장면도 스친다.

어디로든 가고, 무언가를 하며 돌아다닌다.


그런데 이상하게, 힘들지 않다.
생각일 뿐이니까.


다 알아차린다. 생각이 곧 번뇌라는 걸.
생각조차 안 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그러다 문득,
아주 짧은 1~2초쯤 되는,
깜깜하고 묵직한 시간이 찾아온다.
아무것도 없는.


이게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순간은
숨소리조차 멈춘 듯
아주 깊고, 아주 고요하다.


그러다 다리가 저리기도,
간지럽기도 하지만,
다시 숨으로 돌아오면
신기하게도 몸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때로는,
안에서부터 차오르는 감정들이 몰려온다.
평온하고, 감사하고,
괜히 벅차고,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말로, 글로도 옮기기 어려운


어느새 눈을 뜨고,
곧바로 폰의 노트를 연다.
손가락 하나로, 톡톡 거리며 쓴다.


오늘 할 일도 안 적고,
뭘 쓸까 고민도 안 한다.
머릿속을 스쳐간 것들을
그냥 써 내려간다.

느낌, 감정, 다짐, 의문…


좋은 표현을 고르지도 않고,
논리를 맞추려 애쓰지도 않는다.

형식도 내용도 가리지 않고,
숨 쉬듯 두드리다 보면
어느새 한 주제로 흘러간다.


‘마음’이다. 매번 새롭다.


이런 아침을 보낸 지
3년 하고도 82일째.


그 습(習)이 지금,
이렇게 글이 되어 터져 나온다.
마치 폭발하듯, 쏟아지듯.

어디로 흘러갈지는 나도 모른다.


확실한 건,
숨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는 것.


숨을 왜 보는지로 시작했는데,
답은 점점 단순해진다.

살아 있어서.

살아 있다는 증거를
스스로 확인하고 싶어서.


숨은 '존재'다.

그리고 지금,
나의 존재가 '글'로 드러난다.


곧 사라질 수도 있다.
숨이든, 존재든, 기록이든,
무엇이든 다 그렇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숨 쉬며 살아 있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숨이 차오른다.


이 ‘숨’이,
또 다른 무엇으로,
어디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래서
매일 숨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