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로 남은 오늘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 토니상 수상작
<어쩌다 해피엔딩>을 보고 왔다.
브로드웨이가 인정한 우리의 이야기다.
오래된 헬프봇 커플의 사랑 이야기.
같이 간 분들에게 7행시로 감동과 감사를 전하고,
나의 소소한 소감을 적어본거다.
어: 어느 오래된 헬프봇 커플의 사랑은
쩌: 쩌렁쩌렁 울리는 열정적인 드라마는 아니었다.
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때'와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했지.
해: 해피엔딩은 아닐 거라는 신호를 보내는 감성적인 멜로디.
피: 피아노 5중주(피아노+현악 4중주)의 라이브 연주는 클래식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소리로 공간을 채웠다.
엔: 엔진이 꺼지고, 배터리가 방전되고, 숨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서로를 기억하려 애쓰던 그들처럼, 우리도 매일을 기적처럼 살아내는 것!
딩: 딩동댕! 그것이 정답이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처럼
오늘 본 이 무대,
그리고 그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와 시간들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의 기쁨을 함께 나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헬프봇의 말랑말랑한 사랑과
아리쓰리한 이별이
나를 집중시키고
내 마음을 스쳤다.
허나,
타격감이나 먹먹함이 없다.
왜 그럴까?
푸석푸석해진 심장 탓일까,
끈적 찐득해진 피 때문일까,
낡고 쭈글 해진 몸이라서.
아니면, 겹겹이 쌓인 기억들이 그랬나?
사랑도 행복도,
이별도 슬픔도,
죽음도 허망함도,
다르지 않고,
둘이 아니고
그저 지나가는 것이니
뭐 하러 매달리나
흐르는 대로
마주하는 대로
보고, 두고, 놓으며 갈 뿐이다.
그래도, 오늘도
반딧불처럼 빛나는 순간을
만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