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생산자로서의 넛지 (1)

우리의 선택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되었다

by 오즈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라는 뜻의 '넛지Nudge'는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이다.

수많은 넛지가 넘치는 세상이다. 우리는 인지하는 모든 순간에 보이지 않는 큰 손에 의해 넛지당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 넛지를 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에, 넛지를 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인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왜 유튜브 알고리즘을 경계할까? 우리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노출해주는 것은 우리를 더 즐겁게 하는 일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편협한 시야가 강화되거나, 플랫폼 안에 갇혀 효율성이 저하되는 경험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이는 누구의 문제일까?

넛지를 생산하는 대기업에게도, 소비하는 우리에게도 모두 책임은 있다. 넛지는 반드시 어떤 목적 하에 발생하기에, 그 목적을 이해한다면 생산하는 주체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각자의 삶에 더 필요한 방향으로의 해석과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이해’야말로, 넛지를 통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경제 주체로서의 태도라 믿는다.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넛지를 당하고, 만들고 싶은가?

각자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넛지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는 어떤 넛지를 생산하고 싶은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아래는 '넛지' 라는 주제에 맞추어, 독서모임 구성원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넛지' 라는 주제를 해석하고, 생각에 깊이를 더해줄 책을 추천한 기록이다. (1)편은 각자가 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 질문으로 구성하였으며, (2)편은 책을 통해 각자의 질문을 해결한 이야기를 담화록 형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관점 1. 선택 설계자로서의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작성자: @오즈)

현직 PM이자 문제해결을 위한 IT프로덕트를 설계하는 일을 하는 입장에 있기에 ‘어떻게 하면 인간을 더 잘 넛지할 수 있는가’와, ‘윤리적인 넛지를 위해 설계자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의 관점에서 이 책을 골랐습니다.

나 자신에게 잘 통하는 넛지야말로 유저에게 가장 잘 통하는 넛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넛지의 근본 동작 원리와 의의에 대해 좀 더 깊게 고민해보려고 해요!


선택한 책: 넛지, The Final Edition (link)

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질문

인간에게 넛지가 작동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스스로의 최선의 선택을 위한 넛지는 어떻게 설계해야할까?

사람들에게 serve하는 역할로서 나는, 내가 하는 넛지에 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세상이 바라는 것 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넛지라는 관점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까?

한 줄 추천사

자유지상주의적 간섭주의라는 개념을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

하지만 실천서는 아니다. (국가 정책을 주도하는 큰 손에게라면 다르겠지만)

+) 책에서 얻은 인상깊은 내용을 공유해요.

대전제: 사람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다.

이에 따라, 사람은 항상 스스로에게 이로운 선택만을 하지는 않으며, 선택 설계자들이 이로운 선택이라고 느끼는 가치관을 기반으로, '자유지상주의적 간섭주의'가 동작할 수 있다.

선택지가 많은 것이 항상 자유도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관점 2. 소비자(nudge)의 관점에서 설계자(nudger)와 그들의 넛지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하는가?

(작성자: @엠킴)

넛지를 설계할 일보다는 넛지당할 일이 많은 소비자로서, 다크넛지를 구분해내고 나아가 메타인지적으로(?) 넛지를 대하는 태도를 키우고자 아래의 두 권을 선택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디자인 트랩(그 실체를 숨기고 사용자를 속여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디자인)이 나타나는 양상을 다양한 예시로 접하고, 그들의 전략과 저의를 파악하고 ,나아가 사회철학적으로 현대 사회에서의 넛지 자체가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았어요.


선택한 책: 디자인 트랩 (link), 투명사회 (link)

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질문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다크패턴/다크넛지의 형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넛지가 채택하는 전략과 그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능동적으로 넛지를 파악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한 줄 추천사

도처에 깔린 디자인 패턴들의 머그샷

타자성이 배제된 사회에서의 신뢰 문제에 대하여

+) 책에서 얻은 인상깊은 내용을 공유해요.

'투명사회' 중, 인상 깊었던 구절 하나만 꼽자면..

“손 없이 손가락질만 하는 미래의 인간,” 즉 호모 디기탈리스는 행동하지 않는다. “손의 위축증”으로 인해 인간은 행동 능력을 상실한다. 뭔가를 손질하고 다듬는 것은 일정한 저항을 전제한다. 행동 역시 저항을 극복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 행동은 기존의 지배적인 힘에 새로운 것, 다른 것을 맞세우는 일이다. 행동에는 부정이 내포되어 있다. 행동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추구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다른 무언가에 대한 반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의 긍정사회는 모든 저항적 형식을 회피하며, 이로써 행동을 소멸시킨다. 이 사회 속에는 그저 동일한 것의 다양한 상태들만 있을 뿐이다.



관점 3. ‘자율성’의 이름 하에 자행(?)되는 넛지의 조종에 가장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그룹은 어디인가?

(작성자: @푸밍)

<TMI> 첫번째 책의 원제목은 ‘Free your mind’랍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가 넛지에도 적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절대 작년에 사피엔스를 감명있게 봐서가 맞습니다) 우리는 ‘다크 넛지’적인 측면에 있어서 어떻게 지난 역사를 반복할 지, 왜 사람들이 극단적으로까지 빠지게 되는 지를 알고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chizophrenia 환자에게 대화를 거는 protocol이 생각났다. 잘못된 신념에서 빠져나오는 법..


선택한 책: 다크 넛지 (link), 세뇌의 역사 (link)

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질문

‘세뇌’는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인식할 수 있게 된 걸까?

ㄴ 해당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용어’의 시작점들에 대해서 많이 참조하였음. (세뇌의 역사)

‘누가’ ‘어느 집단’을 사회적으로 이용하는가에 대한 insight

세뇌의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는 수많은 사례들을 보며…

ㄴ '세뇌를 피하려면 자신이 세뇌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인정해야한다.'

세뇌는 어떻게 변호될 수 있는가?

한 줄 추천사

세계 심리학계 흐름 전환의 중심에 한국전쟁이 있었음을…

<다크넛지>는 책의 챕터마다 행동강령을 제시해주는데요, 글쎄요? 두 분에게는 어쩌면 필요가 없을지도.. 자신이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는 detail한 행동강령의 책.




위 내용은 25.01.31 독서모임의 발제문으로 사용된 글임을 밝힙니다. 실제 모임의 담화를 기록한 대화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로서의 넛지 (2), 첫번째 대화편 읽어보기
소비자와 생산자로서의 넛지 (3), 두번째 대화편 읽어보기
소비자와 생산자로서의 넛지 (4), 마지막 대화편 읽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