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부재
어린 시절 아버지를 추억한다
그 시절 아버진 외출 후 귀가하실 때
가끔씩 단팥빵과 박하사탕을 사 오셨다
가끔 멀리 다녀오신 날에는 누런 종이봉투에
작고 기름진 옛날통닭을 사 오기도 하셨다
까끌까끌한 수염을 내 볼에 비비며
예쁘다 해주신 아버지,,
늘 어린 시절은 시큼하게 익어가는 김장김치처럼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예전 하늘에 계신 아버지
나이를 잊지 않고 해마다 세어본다
90이 다 되어 가실 듯한데,, 지금 곁에 계시다면,,
그립다
오늘따라 옛집도
젊은 시절 울 아버지의 모습도,,
아버지 돌아가신 해로부터 난
우울함을 못 이기고 삼 년을 헤매며 그리움으로 보낸 듯하다
남편이 어린 시절 아버지의 나이를 훌쩍 넘어섰다
수업 없는 날에 단지 목욕을
씻어 보고 닦아 본다
이웃집 서너 살 위인 언니가
작은 단지 두 개를 선물로 주셨다
이곳에 와서 첨 해보는 일이다 신기하다
아파트에선 단지가 없었기에,, 어릴 적 엄마가
닦고 씻는 모습을 어슴프레 기억했다
어둑해서 항아리의 묵은 때가
잘 씻기는지 알 수 없지만,, 뭐 어때
왜 이리 마음이 가득 차오르는 건지
달빛 때문인지 ,,
내가 항아리를 닦고 목욕을 시키다니
혼자 툭 내뱉는다
대견해 대견해
휘영청 달빛에 항아리가 내게 말을 건넨다
말하지 않고 말을 한다,,
이 마음이 계속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