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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려되었습니다 Dec 29. 2023

링웜 아프냐, 나도 아프다

  고양이를 보면 웃픈(?)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그때는 밍키와 장군이, 이렇게 두 아이와 함께할 때였는데 고향 친구의 부탁으로 고향 친구와 그의 아기 고양이 '휴지'와 한 달 정도 함께 살았었다. 신기하게도 밍키와 장군이 그리고 휴지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다 같이 지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 뜻밖의 동거가 우리를 위험에 빠트릴 거란 생각조차 못 한 채 말이다···.


 한 달짜리 짐이다 보니 금방 이사를 끝내고 여유롭게 동네 구경을 시켜줄까 했으나 한바탕의 꿈이었다. 깜짝 놀란 말투로 나를 찾는 친구 녀석에게 가보니 휴지의 몸이 이상하단다. 털이 빠진 자리에 딱딱한 상처? 각질? 같은 게 보였고, 친구는 부랴부랴 동물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소견은, 링웜


 링웜은 곰팡이균으로 인해 가려움증과 탈모를 동반하는 질병이라고 한다. 나는 강아지만 키우다 보니 고양이가 걸릴 수 있는 질병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친구도 속상할텐데 괜히 유난스럽고 싶진 않았지만 사람도, 강아지도 전염될 수 있다는 말에 우리 밍키와 장군이가 걱정되어서 서둘러 본가로 향해 아이들을 맡기고 왔다. 같은 날 친구는 고향에서 이곳으로, 나와 밍키 장군은 자취방에서 고향으로 가게된 셈이다. 




 수 년이나 흘렀지만 이 친구와는 만날 때마다 항상 이 이야기가 나온다. "너랑 휴지가 우리 쫓아냈었잖아" 한바탕 크게 웃고 나면 또 늘 그랬듯 시시콜콜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들로 추운 겨울의 온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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