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선과 악은 없다.
구혜선, 안재현 결별 기사를 보며
사람들은 흑과 백을 나누는 걸 참 좋아한다.
누군가는 개쓰레기 같은 악마고 누군가는 효녀 심청이 뺨치는 천사라 규정지으려 한다.
왜? 정말 절대 선과 악이 존재한다 믿고 있는 것인가?
그저 각자의 입장과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게 아닐까?
구혜선, 안재현 커플의 이혼이 주말 동안 큰 이슈가 됐다. 난 그저 사랑하던 이들의 결별을 바라보며 그 슬픔이 얼마나 클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댓글에는 누가 사차원이어서 누가 참 힘들었겠다느니, 누가 여자랑 뒷담을 한 게 문제라느니 등 흑백 가리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마치 이혼의 잘못이 누구 때문이냐를 찾는 것처럼.
그런데, 우리도 사랑과 이별을 해보지 않았나. 절대 선은 없다. 사람이기에 처음이라 실수하고 맞춰가고 그러다 서로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이별한다.
우린 그런 경험을 무시한 채 공론화가 되는 순간 선과 악을 찾기에 급급하다.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 악마의 낙인을 찍는 행위는 절대 선인가?
그저 진실돼 보이던 한 부부가 이별을 통해 아파하는 그 모습에 공감할 수는 없는 것인가?
비단 이 일뿐 아니라, 사이코패스에 대한 사회적 시각 또한 마찬가지다. 강력 사건이 발생하면 우선 모든 이들은 그가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에 주목한다. 사이코패스라는 결과가 도출되면 “역시! 저 인간들은 악마야! 인간이 아니야!”라는데 의견을 통일시키고 사회적 매장에 들어간다.
그가 왜 사이코 패스가 됐는지, 어떤 아픔이 그를 사이코패스로 만들었는지, 천성이라면 그에 대한 교육이나 치료법은 없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그저 ‘사이코패스라서’로 모든 사건이 일단락된다.
이런 식의 사고는 대한민국 행정의 특성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행태를 굳건히 할 뿐이다.
왜? 어떻게? 치료와 교육은 존재하는지에 대해 사회가 주목한다면 누구 하나 악마 프레임으로 가둬 끝내지 않을 것이다. 선제적 예방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고유정 사건 또한 안타까웠다. 물론 살인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재판받을 권리, 실체적 진실을 밝힐 권리,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사이코패스적 성향이란 단어 하나에 악마로 몰려 변호사 선임에 실패했다.
인민재판이 법치주의를 이겨버렸다. 이 사회는 건강한 것인가?
절대 선은 없다. 나 역시 하루, 고작 24시간 중 밖에 나와 있는 10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죄를 짓는가.
의도와 다르게 가시 돋친 말을 동료들에게 내뱉기도, 무심코 버린 휴지가 휴지통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다시 줍지 않았던 것, 중간중간 쉬면서 일하면서도 일이 바빠 못하겠다 거짓말한 것 등.
그런데 이 세상 모든 것이 절대 선과 악으로 구분되는 것처럼 옳다, 틀렸다로 규정하려는 건 사고와 사회를 대시킨다.
성숙하지 못한 토론 문화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 같아 씁쓸하다.
발생한 사건에 대해 이뤄지는 토론이라곤 누가 악마냐! 누가 불쌍하냐! 를 가리는 게 전부다.
내가 생각하는 성숙한 토론은 편을 갈라서 한 팀의 승리로 끝나는 게 아니다.
토론을 통해 내가 갖지 못했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경청을 통해 수용하며 내가 본 세상을 공유하는 것.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방향으로 통합해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팀의 승패를 정해 수상하는 방식의 토론대회를 경멸한다. 이런 대회는 마치 ‘내가 이기면 내가 옳은 것’이라는 매우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게 된다.
이 세상에는 절대 선도 악도 없음을 이제는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