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흡연자로 산다는 것.

82년생 김지영이 불편해?

by 갑순이


오늘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예쁜 길을 산책했다.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흡연 구역에 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있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지나가시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캬~악! 에휴!!! 퉤!”를 시전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남자인 직장 동료가 옆에 있어 그 이상의 욕은 듣지 않았다.

그래서 난 정중히 감사함을 표현했다. 덕분에 그 이상의 욕은 듣지 않았노라. 그런 내 대답에 그는 “에이~ 설마, 그러려고 했겠어?”라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20대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마주하는 “요즘은 참 세상이 좋아~ 어린 여자들도 이렇게 맞담배를 피우고” 해학적인 척 비꼬는 시비조부터 숫자 열여덟을 래퍼처럼 읊조리시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는 걸 알려줬다.

이런 내 말을 믿지 못하는 듯했다. 그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82년생 김지영, 사실 그냥 소설로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너무 아무것도 아니어서 심심하기까지 하다. 그저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붙자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옳네, 그르네, 싸움을 하고 있다.

그냥 그런 혐오가 단편적으로 구체화 돼 글로 적혀 있을 뿐이지, 어디나 존재한다. 물론 그렇다고 남자들은 쓰레기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행위 역시 혐오에 불과하다는 건 인지해야 한다.

그저 이런 혐오가 곳곳에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었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고, 제대로 고쳐지지 않아 왔다. 라는 걸 환기하고 싶을 뿐인데 남자라서! 여자라서! 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또 성 대결로 가고 있다.

그저 위의 흡연 구역 사건처럼 20대 남성 흡연자들에게 훈계하는 할아버지나 아저씨는 존재하는가? 혹은 그런 광경을 목격했을 때 그건 옳지 않다 소리쳐 봤는가? 한 번쯤은 묻고 싶다. 흡연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 구역에서 흡연함에 있어 같은 흡연자임에도 세상이 좋아졌다거나, 욕을 듣는 게 여자라서 만만해서가 아닌가? 인간대 인간으로서 존중이 아닌 나보다 만만한, 내가 업신여겨도 되는, 이런 사상을 타파하자는 것이다.

나는 여자이기 전,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애인이며, 어떤 고양이의 집사다. 비흡연자가 날 향해 욕을 한다? 참을 수 있다. 내가 내뿜는 담배 연기로 인해 그들의 건강권이 침해받았으니, 그런데 같은 흡연자가 내가 어리다는 이유로 여자란 이유로 욕을 하거나, 시비조로 비꼬는 건 혐오라는 거다.

그런 혐오는 대체로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갖지 못한 자에게 향한다는 것. 지금껏 권력 구조는 어떻게 형성돼 왔나? 그것을 인지하고 함께, 남녀 할 것 없이 그저 함께 나아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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