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위한 정책이 없다.
청년 주택? 별을 따고 말지.
기득권 세대가 기득권을 놓지 않은 채 본인들의 배만 불린 결과? 매년 100원 200원 오르던 최저 임금으로 월급은 준 대가?
모든 걸 포기한 N포 세대의 양산.
지금도 구직 사이트를 뒤적이면 여전히 ‘경력은 있었으면 좋겠는데 돈은 최저를 줄게.’라 말 같지도 않은 말을 참신하게 늘어놓은 구인 공고를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사회가 원하는 대학 학위를 따는데 수천만 원, 수도권, 서울에 우리 부모가 집이 없으면 월세로 월급 4분의 1 가량을 헌납한다. 겨우 한 사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서울이란 이름만 붙었다 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또로롱~ 변신하곤 한다.
그런 우리는 당연히 결혼은커녕, 연애도 하기 힘든 현실에 부딪힌다. 데이트 한 번에 적게는 3만 원, 뭐 좀 하고 놀면 10만 원은 우습게 깨지는 연애를 고작 170만 원 버는 이가 어떻게 감히 도전한단 말인가.
그런 우리 청년들의 숨통을 틔어 주겠다고 정부가 나섰다. 이름하여 ‘역세권 청년 주택’
어제 청약 신청 창구가 처음으로 열렸다. 짧은 신청 기간 놓칠까 캘린더에 표시까지 해놨다. 그런 기대도 잠시 모집 공고를 보는 순간 ‘아, 하지 말라는 거구나.’라는 좌절감을 맞봐야 했다.
전세도 아닌데 보증금이 5천만 원가량, 5천을 모은 청년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을까? 진짜? 정말? 나만 최저 받으면서 회사 다니는 건가?라는 패배감 절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됐다. 문제는 그다음. 월세. 아니 보증금을 5천이나 받으면서 월세도 고작 4평 방에 29만 원? 그래, 5천을 대출받는다 치자. 이율 대략 3퍼센트로 계산하면? 월 11만 원가량이 이자로 나가야 한다. 그럼 11만 원에 29만 원, 그리고 오피스텔 관리비 약 10만 원. 50만 원. 4평 방에 50만 원?
보증금을 마련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찌어찌 힘겹게 보증금을 마련할지라도 월세 50만 원. 난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청년인가 보다. 안된다. 월 50을 낼 방법이 없다.
절망의 순간, 눈에 띈 공공이란 두 글자. 공공임대가 존재했다. 가격은 정말 공공의 냄새가 나는 월 8만~10만 원. 자, 공급 호수를 보자! 9호!!! 무려 9채나 공공으로 임대를 한단다. 무려 9채!
로또가 돼서 집을 사는 게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진짜 청년을 위한 정책이 맞는가? 정책을 만들고 입법하는 높으신 분들은 자녀들에게 5천 쯤이야 아무렇지 않게 줄 수 있어서 이런 정책이 시행되는 것인가? 오천조차 주지 못하는 우리 아빠는 이 시대의 대역 죄인이다. 윗분들이 애쓰고 애써서 만든 ‘청년을 위한 역세권 청년 주택’이란 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들었으니까.
청년을 위한 정책, 물론 가난한 이들만 청년은 아닐 거다. 20살이 되자마자 번듯한 외제차를 끌며 집 한 채쯤 너끈히 해주는 부모를 가진 이들도 많이 봤으니까.
그런데 청년 정책이란 건 복지 아닌가? 사각지대에 놓여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걸 막기 위한 그런 정책 아닌가? 사실 행정 전공도 아니고 행정에 행자도 모르지만, 행정을 하는 이들 역시 복지의 대상인 저소득 청년들의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
사실 내가 가난하단 이유로 월 150밖에 못 버는 이들보다, 내가 가난해서 월 170에 주말에 청소 알바를 해서라도, 퇴근 후 서빙을 해서라도 월 200을 넘겨야 유지되는 청년들이 더 많다. 부모는 건강히 잘 살아있지만, 변변한 능력 없이 자식에게 해줄 건 없고 그저 본인 입 풀 칠하기 바쁜 이들이 훨씬 많다.
월 200, 30만 원의 월세, 10만 원의 학자금 상환, 10만 원의 공과금, 그래도 집은 갖고 싶어 든 주택 청약 10만 원, 어디 아플까 두려워 든 보험 10만 원, 하루 벌어 사는 아빠 용돈 20만 원, 교통비 15만 원, 휴대폰비 10만 원, 빚 상환을 위한 30만 원, 적금 20만 원, 점심, 저녁, 주말 용돈 35만 원. 이게 현실이다.
그나마 적금을 넣을 수 있는 청년은, 나는 행복한 거겠지.